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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당당하게 살자
엊그제 지인을 만나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가 말했다. “기자가 적성에 맞는 것 같아? 많고 많은 일 중에 왜 남들한테 욕먹는 기자를 하는 거야? 그만둘 수 없어?”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잘못 안 하는 사람 누가 있나? 남들처럼 그냥 좋은 기사 쓰면 되잖아. 누가 누구를 도와줬고, 누가 좋은 일을 했네. 그런 기사 말야”나는 대답했다 “잘못은 잘못이라고 이야기 해 주어야 합니다. 덮어 준다고 해서 스스로 개과천선하거나 감추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관행은 관행을 낳았어요. 그래서 지금도 많은 시민들이 정치를 불신하고 행정을 불신하는 거예요. 많이 공개될수록 시민들의 눈과 귀는 열리고 감시의 기능 또한 커지죠. 그리고 행정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더 잘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공무원 조직도 마찬가지예요. 공개되면 피곤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해요. 스스로 떳떳하게 공개할 만큼 앞선 행정을 펼친다는 공격적 마인드가 필요한 거죠. 그래야 공무원 개인의 발전에도, 시 행정에도 발전이 있는 거예요”그런데 그가 깜짝 놀랄 말을 했다. “남들이 저승사자 같대. 누구 한명 잡기 위한… 소문이 쫙 났어”그야말로 황당했다. 누가 누굴 잡는단 말인가?!

기자라는 직업에 오래 몸담진 않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기자란 ‘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잘못된 것, 잘된 것 모두 보여 주는 것이다. 사건과 사고를 접할 때는 친분에도 관계치 말아야 하고, 인맥에도 관계치 말아야 한다’고…

그래서 나는 말했다. “만약 00님이 다른 사람에게 고의적인 피해를 입혔고, 그것이 사회적 물의가 될만한 일이라면 그 일 또한 기사화 할 것입니다. 전 기자예요”그가 얘기했다. “자네 혼자 그렇게 한다고 해서 사회가 바뀌나? 모든 곳이 다 썩었는데 김포에서 혼자 얘기한다고 바뀌겠어?”나는 대답했다. “네. 바뀌죠. 저는 얘기할 때마다 바뀐다고 생각해요.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구요. 시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울지 않는 아이에게 젖을 주지 않듯이 말하는 않는 시민들의 속내는 알아주지 않아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수정을 요구할 때 행정도 변화가 있는 거예요. 아직도 행정편의주의에 의해 억울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어요. 그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거예요. 녹색연필과 관한 기사나 눈썰매장 임대에 관한 기사도 마찬가지에요. 책 유통과정과 눈썰매장 임대 과정은 누가 봐도 잘못됐잖아요. 관공소에서 책이 유통되고, 눈썰매장 계약이 행정 미숙으로 또다시 잘못됐다고 시의원들도 얘기하잖아요. 전 그 말을 기사화 했을 뿐 이예요. 제가 누굴 잡겠어요”하지만 남들이 볼 때 내가 당황스런 기사를 많이 쓴 것도 사실이다.

녹색연필도 그랬고, 계도지도 그랬고 몇몇의 다른 기사들도 그랬다.
그런데 나는 그런 기사들을 쓰면서 변화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상했다.

현 시장의 출판물(녹색연필)과 관련한 기사를 쓰자 오보라고 기자회견까지 해가며 석명서를 발표하는 그들이 더 우스웠고, 계도지에 대한 기사를 쓰자 ‘넌 안그랬냐’고 반박기사를 내는 일간지 기자가 우스웠고,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말하는 시 관계자와 시의원이 우스웠다.

그 예산 1억원이 다 시민의 세금 아닌가?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공무원들 스스로 계도지를 폐지하자는 움직임으로 자치단체와 의회가 나서서 계도지를 폐지했는데 굳이 김포시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상했다.

지방의 소식을 알린다며 시가 일간지를 집단구독해서 통·반장에게 무료로 나누어주는 것이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일간지 구석진 곳에나마 자치단체장의 동정이 한번 더 실리는 것, 김포시 행정을 잘했다고 칭찬하는 기사가 한번 더 실리는 것으로 자위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까지 들었다.

또 지역의 언론들이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다면, 일간지에 매일 매일 김포시의 잘못된 행정이 대문짝만하게 게재된다면 그때도 계도지 예산을 1억원씩이나 쓸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정정당당하게 살고 싶다. 나는 기자를 하면서 밥을 굶는 한이 있어도 뒷거래는 하지 않을 것이고 정정당당하게 기사를 쓸 것이다. 그리고 공무원들도 정정당당하게 업무에 임하자는 것이다. 시민들에게 깊이 박힌 불신의 뿌리를 뽑아낼 수 있도록 나날이 새롭도록 노력하자는 것이다. 잘못된 점이 지적되면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비난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되었나를 돌이켜 보고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말자는 것이다.

왜? 김포의 많은 시민들은 그런 사회를 바라고 있으니까! 그리고 김포시의 맨 앞에 서있는 공무원들에게 김포시민들은 앞선 행정을 해 줄 것을 바라고 있으니까!2002년은 나도, 공무원들도, 그리고 김포시가 살기 좋은 곳이 되길 바라는 김포시민들도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심재식기자  p4141@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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