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한 장마가 그치고 이제는 무더위로 하루가 버겁다. 학생들과 7월 31일부터 일주일 동안 통진두레놀이 전수 교육을 마치고 8월 7일부터는 5박6일 일정의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곳도 연수 장소다. 매미와 풀벌레 소리가 끊임없는 이곳은 폐교를 활용한 교육 장소이며, 주위에 몇 가구 되지 않는 시골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독일과 스위스에서부터 재일교포 학생과 교사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취미나 필요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곳처럼 전국에 폐교를 활용한 체험 학습장과 전문적인 문화예술 교육 장소는 다양하게 산재해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동요 학교나 인형극을 비롯하여 연극과 무예, 역사. 풍물, 생태 학교 등 폐교를 활용하거나 자연을 이용한 교육 장소는 곳곳에서 문을 열고 있다. 운영 주체들도 문화예술인이나 그 밖에 사회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다.

개인적인 열정과 단체들의 노력으로 생활 속의 문화예술 교육과 환경 체험교육 등이 수시로 이루어질 수 있는 장소와 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대부분 사재(私財)로 시설을 마련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참가비에 의존하여 운영하는 분들에게 성원을 보낸다. 대부분 어려운 여건에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곳도 선풍기에 의존하여 실내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그래도 불평하는 사람들이 없고 밤늦게까지 배움에 몰입하고 있는 풍경은 문화예술의 힘이라 여긴다. 앞으로 국민소득에 비례하여 문화예술 교육은 생활 속으로 점점 확대되고 국민들의 문화예술 의식 수준도 상승하리라 본다. 그것은 생활의 질이 향상되고 창의력과 표현력 및 비판력을 길러주고 찾아주는 바탕이 문화예술이라 보기 때문이다.  

2005년 12월에 “문화예술교육 지원법”(이하 지원법)이 제정되고 대통령으로 시행령이 발표되었다. 지원법의 주요 내용은 목적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문화예술 교육을 활성화하여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과 국가의 문화역량 강화를 위하여 문화예술 교육에 필요한 사항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지원법이 제정되기 전에도 문화관광부를 중심으로 학교문화예술교육과 사회문화예술교육에 필요한 정책들을 연구하고 실행되고 있었으며, 사회문화예술교육 차원에서는 전국의 시, 군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 사업이 있었다. 앞으로 지원법을 근거로 하여 문화예술 교육이 삶의 터전에서 확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가는 강화하되 지원구조는 다양하고 유연성 있게 하는 것이 문화예술 교육에 생명력을 불어 넣을 것이다.  

지원법 제14조 학교장의 임무에서는 “학교의 장은 문화예술 교육에 관한 국가의 시책을 고려하여 학교문화예술교육의 지원을 위한 사업에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교육기관에서는 지원법을 근거로 하여 다양한 교육 정책들이 제시될 것이며 단위 학교에서도 문화예술 교육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을 실행하는 단위 학교에서의 실제적인 접근 방법이다.

현재와 같은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과 소수 학생의 진학을 위한 교육 차원에서 진일보하여 창의력과 비판력 및 포용력을 길러주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한 과정으로 학교 경영자와 각 교과 담당 교사 및 전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 교육을 포함하는 교수 학습 방법 연수와 학교에서 시행해야 하는 매뉴얼 작성 등이 필요하다. 또한 문화예술 교육은 전 교과에 해당되며 예체능 교과에 한정할 이유가 없다.

더불어 단위 학교 부서 편성에 있어서도 현재의 예체능부서를 문화예술교육부서로 명칭을 변경하거나 다른 부서와 통합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대상이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나 각 교육기관 및 단위 학교에서는 지원법과 시행령을 근거로 하여 세부적인 문화예술 교육 실행계획과 시책을 마련하여 풍요로운 문화도시가 되는 바탕이 되기를 바란다.

정현채  정현채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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