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민통선 달리는 안효진 기사 20년을 한결같이, 하루 세 번

“민간인출입통제선”은 비무장지대 남방 한계선 남쪽에 있는 민간인의출입이 제한된 경계선을 말한다. 보통 민통선이라고 줄여서 부른다. 이곳은 누구도 쉽게 들어갈 수가 없다. 과거보다는 완화되었다고는 하나 민통선은 기본적으로 민간인 출입통제지역이다. 

김포 민통선을 달리는 월곶운수 11번 마을버스를 운행하는 안효진씨는 20년째 이곳을 운행하고 있다. 문수산 아랫마을이 고향마을이다. 눈 뜨고 일어나면 앞도 산이고 뒤도 산인 풍광 좋은 월곶면. 문수산의 정기가 서린 고향마을, 정감있는 마을버스를 운행하며 어느덧 20년이 되었다. 누구보다도 가장 가까이에서 날마다 북녘의 산하를 볼 수 있었고 훼손되지 않은 산과 들 강의 충만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군하리에서 성동리 보구곳리 용강리 조강리를 거쳐 나오는 민통선은 민간인이 출입이 제한 없이 자유롭게 이용하기는 어렵다.  평화누리길로 이어져 있지만, 검문소를 통해 절차를 밟거나 이곳은 버스를 타고 지역을 방문할 수는 있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는 천혜의 김포의 자연으로는 당연 으뜸이다. 하지만  완전 개방이 아닌 탓에 쉽게 찾기에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

지금, 가을풍경은 민통선만한 데가 없다

 성동리를 거쳐 달리는 민통선안에서는 시야가득하게 아름다운 가을 풍경과 시시각각으로 풍모를 다르게 보여주는 문수산 산맥의 기백과 바다건너 개풍군, 눈앞에는 학섬까지 산과 강과 들의 풍경이 환하게 들어온다. 북녘과 남녘의 자연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명소로 꼽을만 하다.

우도는 일명 학섬이라고 하는데 학과 뱀이 많았고 학이 뱀을 잘 잡아 먹었다고 한다. 차창밖으로 펼쳐진  눈 앞 가까이에 펼쳐진 수수밭과 황금빛 김포평야를 볼 수 있어 여간 즐겁지 않다. 신작로를 달리며 양 옆으로 펼쳐지는 익어가는 가을 들판을  막힘없이 볼 수 있는 천혜의 보고이자 아름다운 풍경이 그림처럼 끝이 없다.

철책선이 과거와 달리 많이 들어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강령포에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강령포 보구곳리나루 조강 포구등 주로 포구였던 곳이다. 과거 6.25전에는 400세대가 살던 이곳의 마을에서 소개되면서 주민들은 민통선의 외부 혹은 군하리로 모두 나갔다고 한다.

수로를 이용하던 옛 뱃길로 한강을 통해 배에 곡식등을 싣고 서울로 실어날라 진상을 했다고 하던 이곳 포구는 닫힌 지 오래이다. 오직 민통선안에서는 농사일을 하는 주민들이 이곳을 드나들며 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곳에는 전쟁과 분단의 아픔과 흔적이 남아있는 곳으로 슬픈 마을의 역사도 생생하게 존재한다. 보구곳리에서는 당시에 주민 7명이 한꺼번에 다 돌아가 제삿날이 같은 날 지내고 있다고 한다.

용이 승천했다는 용우물에서는 물방울이 아직도 “보글보글”

하루에 세 번 11번 마을버스를 운행하는 안효진씨는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는 민통선 안을 매일 같이 드나드는 것이 일이다. 그곳은 훼손되지 않은 농촌의 황금빛 가을길은 너무 아름답게 보존되어 있고 길을 곧게 뻗어 있다. 오직 양쪽의 황금빛과 간혹 전봇대가 나란한 신작로를 달리는 맛이 대단하다. 가슴이 탁 열리는 길을 한 번만 달려보아도 힐링이 될 명소이다.  김포에서는 보기 어렵다는 좋은쌀이 이곳에서  생산되는 용강리쌀,보구곳리쌀이라고 한다. 추워도 평생 안 얼었다는 용우물이 있는데 지금도 용우물 연못에서 물방울이 보글보글 솟구쳐 나온다. 매화미르체험관과 용이 승천했다는 용우물 곁에는 캠핑장도 있다. 우도의 평화의 소가 상징적으로 세워져 있고, 미꾸라지체험장도 있다. 관리가 잘 안된 매화미르체험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고 멋진 건물은 관리가 안 된 채 닫혀 있어 아쉽다. 주위엔 고양이만 살고 있다. 평화누리길을 찾는 이들에게 새로운 명소로 거듭날 수 있으면 좋을 터임에는 분명하다.

통일의 소원을 노래하며 버스타고 동네 한바퀴 돌면 어떨까

문수산을 한발 한발 오르는 것도 좋지만, 마을버스를 타고 문수산을 동서남북으로  한 바퀴 도는 코스로도 아주 탁월하고 좋은 곳이 바로 이 민통선을 경유하는 길이다. 약 30킬로 정도의 거리로 40여분이 걸린다. 군하리에서부터 용강리 조강리등 민통선 안을 통해 한 바퀴 돌며, 동서남북에서 바라보는 문수산의 절경과 민통선의 가을하늘과 통통하게 익어가는 곡식들의 알찬 기운을 만날 수 있다. 김포평야의 더할 나위없는 맛과 아름다운 금빛풍광을 시월 한자락에서 맛볼 수 있는 시간이 지금이다.

문수산자락을 벗어나오는 용강리 쯤에 전원주택단지가 활발하게 조성되고 있다. 문수산자락 둘레길을 돌아나오는 길은 작은 품만 들으며 만끽할 수 있는 가을여행이다. 계속해서 하성까지 이어지는 평화누리길이 열려 있다. 그곳에 가면 월곳운수 11번 마을버스 안효진씨가 고향을 지키며 황금들판을 달리고 있다. 20년째  한 길을 운행하면서 남북의 통일이 되면 바로 열릴 그 길, 평화누리길이다. 달리는 동안 서서히 평화가 가슴가득 사무치게 들어오는 길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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