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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만 해도 결혼 전에는 뿔테 안경을 오랫동안 썼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게 되면서 나의 안경 쓴 모습을 건방지다고 느끼시는 고정관념을 가진 시아버지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안경을 쓴 모습을 그렇게 언짢아하신다는 말씀을 전해 들으면서 내심 당혹스러웠었다.
그러다가 집안에 나 혼자만 안경을 쓴 것이 아니고 차츰 당뇨가 있으셨던 시어머니도 쓰시고 막내 시누이도 안경을 쓰게 되면서 시아버지가 가지셨던 그 생각은 점점 옅어지게 된 것으로 느끼게 되었다.
만약 요즘에도 안경 쓴 모습을 건방지게 보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그 사람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당할 것이다.
우리의 생각도 변한다.
집단의 생각도 흐르는 강물과 같다. 때문에 삶도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가지 안경의 색으로만 세상을 보면서
살기에는 너무 다양한 삶과 가치가 존재하고 있다. 때로는 그것이 도도한 강물이 되고 그 변화의 흐름은 어쩌면 법으로도 못 막은 일일 수도
있다.
사실 우리가 살면서 "원래는 이런 것이었어"라고 생각하거나 말할 때가 있다. 그러나 사실 "원래"란 것이 있기는 있는 것일까? 모든 것은 가변적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흐름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무거운 생각들을 내려놓고 평화를 얻을 때이다.
요즘은 정말로 '꼭 이것이 아니면 저것이다'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 매이지 않고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삶을 규격화하지 않고 다양한 역할 모델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거다. 더이상 남성은 이래야 하고 여성은 저래야 한다는 역할 모델을 고정화해서는 괴로운 일이다.
남성이 돈벌어 주는 것을 가지고 여성이 알뜰하게 살림을 한다는 식의 그림이 더 이상 가족의 안정적인 이시대의 그림은 아니다. 고용의 불안정은 만성화 되고 일상화되고 있다.
20:80의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20%가 정규직이라면 80%는 비정규직이고 불안정적이다. 가까운 주위를 둘러보아도 전업주부로만 사는 사람이 많지 않다.
뿐만인가, 외무고시 행정고시에도 여성이 더 많이 진출하고 있다. 과거의 관념으로 의사부인은 그야말로 괜찮은 소위 호강하는 자리라고 사람들이 인정하는 자리 아니었나?
하지만 이제는 의사의 부인이 되느니 의사가 되겠다고 나서는 여성들이 더 많은 것이다. 남성이 돈벌어주는 시대는 끝났다. 젊은 여성들은 취직을 못하면 결혼하겠다고 생각한다.
꼭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이미 결혼한 여성들도 25%정도만이 그렇다고 대답한다. 이제는 30이 되어도 결혼을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더구나 아기도 꼭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현상이 현재 한국의 출산율을 1.08이라는 통계를 통해 반영되고 있다. 그래서 "둘둘플랜" 즉 둘은 낳아야 한다는 국가의 정책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하나만 낳아서 잘 기르자고 출산을 억제했던 일들이 아직 우리의 머리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지만 현재 우리는 다시 출산장려정책을 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고단하고 팍팍한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곤혹스러워 한다. 그러면서도 절망보다는 그래도 잘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더 많은 세상이다. 어쩌면 이 시대는 더듬이 한 개가 더 있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네비게이션을 하나씩 가지고 가려고 하는 인생의 위치확인, 목표확인과 수정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안경도 한 색깔만이 아니라 색깔별로 현명하게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또 아닐까한다.
한가지 색으로만 세상을 보기에는 이미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 사실 아니겠는가!
현명하게 보려면 정말로 안경을 바꾸어 쓸 수밖에 없다.
유인봉 admin@gimponu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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