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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여, 이제 명함을 내밀자유인봉의 여성칼럼
한 해를 살아오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명함은 늘 차분하게 파일에 정리된다.
무엇을 하면서 1년을 보내왔는가 생각을 하면 결국은 사람을 만나면서 세월이 간다는 것을 깨닫고는 한다. 이러저러한 관계로 만났던 사람들의 대부분은 남성들이고 내 명함철의 명함들 또한 대부분은 그들의 것이다.
그들 중에는 자신의 얼굴과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이력이 모두 적혀 있는 명함만드는 경우가 많다.
남성들은 어느 자리에서 만나든지 쉬이 명함을 주고받는다.
그것은 사회적 관계의 단초중 하나로써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내고 하나의 띠를 형성해 내기도 한다.
그에 비해서 여성들은 일터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아니면 명함이라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지 못한 듯 하다.
많은 여성들이 명함의 중요성이나, 명함을 통해 공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꺼리기도 한다.
이름을 알려고 하면 쭈뼛하면서 사적인 영역 속으로 숨기도 한다.
더구나 전업주부들의 경우에는 명함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훨씬 적다.
그래서 다음의 어떤 자리에서 우연히 만날 기회가 되지 않으면 연락이 어려운 경우를 많이 본다.
그 때문에 나는 누군가를 만나면 자필 연락처를 받기도 한다.
그의 글씨체를 보면서 성격이나 나름대로의 특색을 간직하고 될 수 있으면 그 사람의 특징이나 상징을 기억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있다.
좋은 습관인지는 모르지만 누구를 만나면 그 사람이 입고 있던 옷의 분위기나 그 때의 상황을 매우 잘 기억하고 있다.
우리가 언제 어디서 어떤 옷을 입고 만났다라고 이야기하면 놀라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그것을 기억하느냐고.
그것은 내게 일종의 취미 같은 것이다. 사람들의 모습은 나름대로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한사람도 같은 사람이 없거니와 또한 분위기도 모두 다르다. 분위기가 사뭇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을 통째로 기억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나면 나는 한 사람 한사람에게서 받았던 명함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그 사람이 가진 아름다움이나 인상 배우고 싶은 특징들, 내게 들려주었던 이력들을 생각한다.
매우 조용하면서도 외유내강형인 사람, 혹은 눈에 번쩍 띄였지만 시간이 가면서 다르게 보이는 사람, 평상시에 잘 모르다가 명함을 주고받으면서 이해의 폭이 생긴 사람 등등, 더욱 좋은 것은 그 명함을 보면서 자꾸 전화라도 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일일이 만나서 좋은 이야기를 나누면 좋지만 모두에게 바쁜 일상인지라 명함을 들여다보다가 짧은 전화 한 통으로라도 능히 기운을 주고받을 때가 많고 그때마다 명함의 중요성을 느낀다.
그래서 내년에는 훨씬 많은 사람들, 특히 훨씬 많은 여성들의 명함을 받고 싶다.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름 석자를 내 놓고 명예를 걸고 사는 여성들을 보고 싶다.
단지 누가 내 이름을 알아주고 불러주는 것에 만족하기보다는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사회에 이름을 내놓는 모습은 자꾸 안으로 숨어들고 안주하려는 자신을 고쳐 세울 수 있는 시작이다.
그러므로 전업주부는 전업주부대로, 일터를 가진 사람은 그 사람의 고유한 모습을 담아 멋진 명함을 만들면 어떨까 한다.
세상이 주는 어떤 직위보다도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이나 인상 혹은 인생의 모토를 담은 유일무이한 명함을 상대방에게 준다면 그 사람은 매우 대접받았다는 인상을 받을 것이다.
세상의 하고많은 사람들 중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일 진데 한 사람의 명함에 담긴 얼과 혼을 받아들 수 있다면 분명히 행복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명함을 받는 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첫 관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이여, 이제 명함을 내밀자. 그리고 명함을 요구하자!
이 지구상, 더구나 이 지역에서 만난 사람들의 명함을 잘 받아서 인생을 배우고, 지혜를 나눌 수 있다면 명함의 가치는 그 이상 아니겠는가!

편집국  mirae@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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