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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다

         둥글다

                                이명옥

 

정겨운 것은 모나지 않다

둥글게 둥글게 나를 위무한다

 

물빛 마음이 그렇고

하늘빛 웃음이 그렇고

물수제비뜨는 돌멩이도 그렇고

물방울꽃 번지는 말간 호수도 그렇다

모두 다 둥글어서 부딪힘이 없다

 

달빛 털어내는 신새벽 풀잎도 그렇고

돋을볕에 환호하는 새소리도 그렇고

그립고 낯익은 것들도 그렇고

빛으로 가득한 너를 위한 기도도 그렇다

둥글고 둥글어서 맺힘이 없다

 

(김포문학 38호(2021),249 쪽)

 

[작가소개]

이명옥  한국문인협회, 국제 PEN 한국본부, 한국가톨릭문인회, 김포문인협회 회원. 시집으로 『청회색 비낀 해질녘』, 동인시집으로 『들꽃처럼』이 있다

 

[시향]

 ‘정겨운 것은 모나지 않다 둥글게 둥글게 나를 위무한다’ ‘정겹다’는 말은 사전적 의미로만 봐도 ‘정이 너무 많아 넘칠 듯하다’란 뜻이다 시인에게 정겹다는 것은 오랫동안 많이 봐왔던 것들이다 어떤 대상물을 볼 때, 보는 사람의 경험이나 이해도에 따라 그 대상물의 본질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시인에게 위무가 되는 정겨운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물빛 마음(을 가진 사람), 하늘빛 웃음(을 짓는 사람), 물수제비를 뜰 때, 수면이 동심원을 그리며 둥글게 제 속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나 물 위를 달려가는 돌멩이도 정겨운 장면이므로 시인에게 위무가 된다 물방울 꽃 번지는 말간 호수, 달빛 털어내는 신새벽 풀잎, 이른 아침 새소리, 그립고 낯익은 것들, 너를 위한 기도에 모난 것이 있을 리 없으므로 이 또한 위무가 되고 마음에 맺힐 게 없다

 

글 : 박정인(시인)

이명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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