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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

                                 김동규

 

청춘 꽃 한 아름 안은

물오른 소녀는 꿈이 있었을까

 

한쪽 젖은 아들에게

한쪽은 시동생 물리고

새벽밥 짓던 새댁의 가슴에는

김 따던 검푸른 바다도 품었을 터

 

무딘 손톱 하늘 향하고

가지 많은 나무의 부대낌에

청춘은 무딘 손톱 속에 박히고

일 년 두 번의 상봉 때나

하늘 향한 웃음 머금은 일자 허리는

금세 아들의 구두를 향했다

 

무언의 병상 이 년

그녀의 소망 한마디는

“그만 잘 살면 된다”였을 터

또 오겠다는 속절없는 거짓말까지

그녀는 또 품었을 것이다

 

참기름 생선 고춧가루 담은 박스가

헤어진 순간부터의 차곡한 계획인 걸

그 고결함을 한 번 더 고백하지 못했을까

 

하늘 향한 무좀 손톱 보드라워질 때

휴식의 의미를 알고 있다는 듯

그녀는 무언의 눈물만 흘렸다

 

죽음까지도 깨달음으로 준 당신이

가슴에서 아려올 때면

미완의 꿈은 비바람이 친다

 

(김포문학 38호(2021) 177~178쪽)

 

[작가소개]

김동규  김포문인협회 회원. 『김포신문』국장 역임.

 

[시향]

 한쪽 젖은 아들에게 물리고, 다른 한쪽은 시동생에게 물리고도 새벽밥을 지어내던

어린 새댁, 그분이 어머니다. 김 따던 검푸른 바다도 품었을 어머니의 넓은 가슴. 고된 일상에 뭉툭해진 무좀 손톱은 하늘을 향해 자랐고 일 년에 두 번 아들을 만날 때나 허리 펴 하늘 보며 웃음 짓던 어머니의 허리는 금세 다시 아래로 향했다 이태  동안이나 병상생활을 하셨지만, 평소 말이 없으셨던 어머니의 소망은, “그만 잘 살면 된다” 였을 것이다 또 오겠다고 거짓말해도 가슴에 품으셨던 어머니......박스에 담아 내주시던 참기름 생선 고춧가루. 헤어진 그 순간부터 차근히 준비하셨을 것을 알면서 왜 한 번 더 고맙다고 고백하지 못했는지...... 병상에 누워서야 비로소 휴식의 의미를 알겠다는 듯 말없이 눈물 흘리시던 어머니! 우리들은 모두 오월에 어머니가 더 간절해진다

 

글 : 박정인(시인)

김동규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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