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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메밀꽃

                                         바다 메밀꽃

                                                                        조화자

 

남해안 작은 섬 청산도에는 파도가 치면 ‘메밀꽃이 하얗게 피었다’

고 사람들은 말한다 당파 싸움에 유배되고시대를 앞서가서 유배되고관료에게 밉보여서 유배되고때론 억울하게 귀향 간 선비와 학자들의 한이 토해내는 언어가 바다의 노래가 되었다그리운 이들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그리움과 외로움이 한이 되고 설움이 눈물 되어 하얀 파도를 일게 한다.

 청산도 앞바다에 하얀 메밀꽃이 피면 청산도 뱃사람은 배를 바다에 띄우지 않는다사랑하는 사람들을 바다로 저 깊은 그리움의 골짜기로 데려가기 때문이다.

김포문학 38(2021) p269

 

[작가소개]

김포문인협회 회원통진문학회 회원

 

[시향]

 영화 <서편제촬영지로 유명해진 청산도(靑山島)는 전남 완도군 청산면에 위치한 섬이지요 2007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slow city)로 선정되어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청산도는 ‘구들장논’으로도 유명합니다 구들장논이란 논에 물을 가두어도 돌멩이 사이로 물이 금방 빠져나가버려서논바닥에 구들장을 깔고 그 위에 흙을 덮어 조성한 다랑논의 일종이지요 이러한 특수성에 의해 2013년 국가 중요 농업 유산 1호로 지정되었고이듬해인 2014년에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주관하는 세계 중요 농업 유산 (GIAHS)으로 등재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왜적의 빈번한 침입으로 주민들의 피해가 극심하여한때 공도정책(주민들로 하여금 섬을 떠나게 하는 정책)이 시행되었다가 조선 후기에 와서 사람들이 다시 거주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공도정책이 시행되기 전인 고려 선종 9년인 1092년에 최사겸이 경릉(고려문종의 능)보수 작업을 진행하며 풍수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같은 해 8월 18일 청산도로 유배되었다고 하지요 청산도는 돌과 바람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태풍이 올 무렵이면 섬에도 메밀꽃처럼 물보라가 일었겠지요 많은 억울한 사람들의 ‘한이 토해내는 언어가 바다의 노래가 되었다’고 시인은 말하고 있습니다 파도를 한 서린 바다의 노래라고 은유 하다니거센 파도가 메밀꽃처럼 아늑하게 느껴지네요 파도를 떠올리면 언제라도 메밀꽃이 보일 듯합니다

글 박정인(시인)

조화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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