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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경계

                                                         하영이

 

성당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마을

성당 옆 묘지*에 생화 몇 송이

금방 누군가 다녀간 듯

꽃잎이 생생하다

 

잎 다 떨군 가지는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동면하지만

우리는 . . .

 

묘지와 집이 공존하는 세계

()과 사()의 경계가 어디쯤인지

주검도 삶도 한낱 조각구름인 것을

어쩌면 단단하고 차가운 요람

그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바둥대는 것일지도

 

평화로운 작은 마을

국화꽃 환하게 미소 짓고

둥근 오후가 영글어 간다

 

[작가소개]

1995년《문학공간》신인상 등단한국문인협회 회원현대문학작가연대 회원김포문화원 이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회장 역임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부설 김포문예대학장 역임한국예술총연합회 김포지회 이사 역임김포문학상 대상 수상경기문학 공로상 수상김포시문화상 수상시집『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관계』『둥근 오후』공저『한강의 여명』,『겨울에 피는 해바라기』외 다수

 

[시향]

 한국인은 예로부터 묏자리에 대해 경건한 개념을 가지고 있지요 묘지를 잘서야  후손이 잘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인지 주검이 모셔져 있는 공간은 늘 경건하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시인은 동유럽 어느 나라를 여행 중입니다 작은 마을의 성당 옆 묘지 앞에 생화 몇 송이가 놓여있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 금방 누군가 다녀간 듯 싱싱하다고 하네요 도저히 잊히지 않는 고인을 찾아가 생전에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갔겠습니다 이 장면을 본 시인은 삶과 죽음의 경계가 그리 멀지 있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어제까지 살갑게 지냈던 사람이 오늘 무덤 속으로 갔다고 해서 마음 서늘해질 이유가 없지요 나무는 잎을 다 떨궈내고 죽은 것 같지만단지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동면 중인데 비해우리 인생은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은단단하고 차가운 요람그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바둥대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영혼의 문제는 제쳐놓더라도많은 사람들은 세상에 유익을 남기고 착하게 돌아가기 위해 일생을 갈고 닦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일이 아무에게나 쉬운 일은 아닐지라도 말입니다 이 시를 읽는 동안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어 세상을 둥글게 보는 시인의 ‘둥근 오후’에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글 박정인(시인)

하영이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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