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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靜’라는 계절 하나 더

  ‘고요靜’라는 계절 하나 더

 

                                            김동진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음에

‘고요靜’라는 계절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

 

생육이 멈춘 겨울에서

생동하는 봄으로 가는 길목쯤에

숨 좀 고르며 가는

계절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따뜻하지도 서늘하지도 않은

평안한 감정 같은 기후로 덮인

 

구름 한 점 없고 바람 한 올 없는

대기는 수정처럼 맑고

땅도 움직임도 없는

만상이 푹 쉬고 싶도록 아늑한

 

[작가소개]

월간 [문예사조] 등단. 한국문인협회 남북문학교류위원, 전)문인협회 김포지부회장, 전)경기문인협회부회장, 한국작가회이사, 김포문학상과 김포예술인상을 수상했다. 시집 [해바라기의 사랑] [숨소리] [다시 갈 변곡점에서] [까치밥 한술]과 동인시집 [바람의 모서리를 돌아서면]외 여러 작품집이 있다. <詩 쓰는 사람들> 동인회장

 

[시향詩香]

봄이 오면 겨우내 칩거한 것들은 무료함을 정리하고 재생과 부활이라는 환희에 든다. 하지만 오직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명은 확장과는 달리 더 황폐화하여 봄은 다시 오지만 어쩌면 새로운 생명을 피워낼 수 없는 절제된 삭막한 경쟁으로만 살아남는, 시간에 쫓기고 경쟁에 쫓기고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이다. 시인은 그런 고단함에서 계절을 빌어 새 안식처를 갈망? 아니 간구한다. ‘고요靜’라는 계절 하나 더’보태 지친 영혼을 위로하고자 한다. 사실 현대인의 삶에는 계절이 따로 없다. 그냥 생존경쟁만 있을 뿐이다. 자연을 통해서 순응을 배우고 겸손을 배워야 할 이유이다. 물론 존재를 비관적으로 진단할 이유는 없다. 제아무리 삶이 황무지 같아도 봄은 오고 꽃을 피운다. 행여 우리가 아무리 힘든 길을 걷고 있을지라도 그 끝은 주권자가 주시는 에덴의 정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할지라도 인간은 시인의 희망처럼 고요라는 靜, ‘수정처럼 맑’은 삼라의 만상을 존재적 의미를 찾아나선다. 하지만 시인이 가는 그 길은 이정표가 없다.

글 : 송병호 [시인/평론가]

김동진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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