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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강이 아프다

             그 강이 아프다                                       
                                                             김옥희
 
강물이 홀로 어두워집니다
어둠 속에 깊어진 물소리 바람에 쓸려 흐느낍니다
굽이굽이 먼 길 제 설들 깎이고 떼 내고 무너졌던 강물입니다
선홍빛 비명이 일어섰던 강,
안개 속에 몸 낮추고 밤을 건너는 그곳에
불을 뿜던 포성 푸른 핏줄 열고 강물을 물들였습니다
핏빛 스며들어 해일처럼 넘실거리다 한숨으로 가라앉은 강
숲이 자라고 물이 자라고 이끼 돋아 세월을 덮습니다
개풍에 서서 바라보실 당신은 당신으로 애달프고
조강에서 바라보는 나는 나대로 애달습니다
아픈 몸짓 헐어 붉은 산자락 적시던 긴 설움
강물에 엮어엮어 첩첩한 설렘으로 당신 닿고 싶습니다
 
 
[작가프로필]
천관문학 수필 신인상, 김포문예대학 문예창작과정을 수료했다. 글샘, 김포문학 등에 작품발표, 전)월간 [천관] 부편집장. 김포문인협회 회원
 
[시향詩香]
 
가족이 이산이 되는 데는 자연적 원인과 인위적 원인이 있다. 전자는 천재지변 등이지만, 후자는 정치적이거나 전쟁 등의 경우이다. 우리나라의 이산은 후자에 속한다. 경우야 다를 수 있지만 아픔을 겪어본 사람은 아무 탈이 없는 것이 도리어 두려울 때가 있다. 우리나라는 1945년 해방 이후 숱한 위기를 겪으면서 이산을 양산했다. 이제 삭힐 만도 한데 그리움은 한이 되었다. 시인도 이산을 지근에서 않고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어머님도 이북이 고향이다. 6.25 당시 평양장로교회 선교사였던 부모님을 따라 남하, 전주완산에 자리를 잡았지만, 당신 부모님 돌아가신 이후로도 북쪽의 오빠와 언니를 눈에 담고 사셨다. 수도 없이 들은 이산의 애달픔, 그 강이 아플 정도니 사람의 마음이야 오죽하랴. 조강너머 코앞인데 바라만 보았을 당신의 그리움, 그저 사랑한다고 건강하라는 말 한마디가 최고의 명약이 아니었을까? 설명절이다. 즐겁고 행복해야 할 명절인데 가슴앓이를 앓는 사람들이 수도 없다. 거기다 코로나19까지 훼방을 논다. 어쩌랴, 이도 삶의 한 부분인 것을,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글 : 송병호 (목사/시인) 

김옥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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