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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비(對比)

            대비(對比)                                               
                                              방소영
 
진초록 잎새 뒤에 살짝 고개 숙인
산딸기를 들여다보는데
 
유치원차 기다리던 너 댓살 된 여자아이가
무슨 할 말이 있는지
“아줌마 아줌마” 연거푸 부릅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지나는 사람은 나뿐
눈이 마주치니 또 부릅니다
 
언제 내게서 돌아서버린 호칭이던가요
두근두근 가슴까지 설레는 그 말
온종일 
귓전에서 떠날 줄 모릅니다
 
덜 익어 상큼한 그 말
내 심장 속에 맺혀 
산딸기처럼 붉게 익어갑니다
 
 
[작가프로필]
2020년 제31회 [신라문학상] 수상으로 등단했다. [매일시니어] 문학상 수상, 김포문예대학 문예창작과정을 수료했다. [글샘] [김포문학] 등에 작품발표, 김포문인협회 회원
 
[시향詩香]
대개 무심찮게 지나치고 말지만 발등에 내려앉은 낙엽이나 꽃잎을 바라보는 눈길이 예사롭지 않을 때가 있다. 놀이터에서 튕겨 나온 공을 쫓던 어린이는 “할아버지 공 좀 던져주세요.” ‘쟤들 눈에도 내가 할아버지로 보이나 보다.’하고 멈칫할 때처럼 그 난감함, 정작 시계는 시간이 없지만 인생은 시간이 있다. 경전에 이르기를 ‘인생의 년 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했다. 시인은 대비를 끌어들여 층간의 시차를 소박한 감성으로 터치한다. 느닷없는 초청의 부름 “아줌마”, 귀가 번쩍 눈을 뜨는 낭보에 슬며시 주변을 둘러 살펴보는데 아줌마는 나뿐이다. 이보다 더 듣기 좋은 말이 또 어디 있을까? ‘덜 익어 상큼한 그 말‘ 한마디에 ‘온종일‘도 행복인데 금년 내내 해피바이러스는 무한정 지경을 넓혀갈 것이다. 볼그스름 홍조 띤 잔주름을 젖히고 ‘산딸기처럼 붉’은 새콤한 단맛이 한파로 움츠린 곳곳에 따습게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글 : 송병호 [목사/시인]

방소영 시인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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