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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면 후평리에 10년째 추진 중인 멸종위기종(2급)인 재두루미 대체 취·서식지조성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월동을 위해 남하하거나 북상을 위한 중간 기착지역할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업대상지 재검토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한강신도시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훼손된 재두루미 취서식지 복원을 통한 개체수 증대와 보호를 위해 2010년부터 하성면 후평리 농경지에서 재두루미 취·서식지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한강 제방을 사이에 두고 한강하구와 접해 있는 후평리 농경지에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월동을 위해 남하는 재두루미가 취·서식하던 수도권 최대 재두루미 도래지다.
그러나 각종 개발사업 등으로 겨울 철새 등의 먹이 터가 훼손되면서 문화재청은 1996년 조수보호 등을 위해 이 지역 농경지를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시가 김포시의 마지막 남은 재두루미 먹이 터인 홍도평야(걸포동, 북변동)와 태리(고촌읍)를 대체할 취·서식지로 이 곳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이 사업은 재두루미 등 철새 도래시기인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매년 농경지 토지주와 생물다양성 관리 계약체결을 통해 추진된다.
무논조성과 외부 간섭 최소화를 위한 차폐막 설치, 차량 출입 통제, 재두루미 유도를 위한 후리새 등의 장비를 설치해 재두루미가 안정적으로 취·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그러나 사업이 본격화되고 지난 10년간 연구용역과 볍씨구입 등으로 국도비와 시비를 포함해 26억 원에 투입됐지만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토지주들의 참여의지 부족으로 무논 조성면적도 예상만큼 오르지 못하는데다 타 용도 활용을 위한 농지매립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곳의 재두루미 월동 기록은 2013년 12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월동을 마치고 북상한 1개체가 다시 월동을 위해 2014년 12월 이곳을 찾아 2015년 3월까지 110일간 머물렀던 것이 고작이다.
조종술 (사)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부설 야생생물생태연구소 상임이사는 "현재 후평리 지역은 큰기러기와 일부 멸종위기종 철새들의 서식지가 됐다"며 "개발압력에도 재두루미들이 홍도평야 주변을 찾는 것은 귀소본능 때문"이라며 "더 늦기 전에 취·서식지 조성 대상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도 이 같은 문제에 공감해 야생조류생태공원(운양동)과 일산대교 남단(걸포동), 태리 등을 대상으로 재두루미 로드맵 구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황새도 관찰되지만 아직 이 곳에서 월동하는 재두루미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대부분 천수만 등 남쪽에서 월동하기 위해 남하하거나 월동을 마치고 북상하는 개체들이 쉬어가는 곳으로 이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용역 중인 도시생태 현황지도제작이 완료되면 사업지별로 내년부터 맞춤형 취서식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용국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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