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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속에 답이 있다】<43>오강현 시의원과 함께 고전 읽기
   
▲ 오강현 시의원


가다가 가다가 드로라 에졍지 가다가 드로라.
사스미 짐대예 올아셔 해금(奚琴)을 혀거 드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함께 감상하기>    
 
오늘은 시조가 아닌 ‘살리 살리랏다, 청산(靑山)에 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靑山)에 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로 시작하는 청산별곡이라는 고려가요의 7연을 소개한다. 먼저 고려가요는 고려속요라고도 하는데 속요라는 명칭은 속된 노래라는 의미가 부여되어 있어 고려가요로 칭하고자 한다. 이 노래의 7연 내용을 보면 ‘가다가 가다가 듣는다 외딴 부엌을 가다가 듣는다. 사슴이 장대에 올라서 해금이라는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듣는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라는 짧은 내용이다.  
 
즉, 기적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 나타나 있다. 사슴이 장대에 올라가는 것 자체도 불가능하지만 장대에 올라가서 해금이라는 악기를 연주하는 것 역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내용 속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새로운 세계를 찾아 나선 화자가 눈앞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슴이 장대 위에서 해금을 연주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기적이 아닐 수 없다. 화자의 내면을 고려하다면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깊이 있게 살펴보자. 그렇다면 화자의 처지는 어떤 현실일까. 사슴이 장대에 올라 해금을 연주하는 기적으로 바라는 사람이란 현실에 대해 안분지족을 하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즉 무언가에 결핍되어 있는 상태, 간절하게 무언가를 바라는 상황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후렴구가 아주 밝다는 것이다. 경쾌한 울림소리를 통해 밝게 표현되었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대중가요 중에서 이별의 내용임에도 리듬이 빠르거나 경쾌한 멜로디인 경우가 있다. 아마도 유사한 기법으로 보면 될 것이다. 부정적인 상황을 유쾌한 후렴구와 결부시켜 주제의식을 더 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고려 시대와 지금을 대등한 관점에서 비교한다는 것은 적절한 비교가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고려 민(民)들의 삶을 가장 잘 보여준다는 대표적인 노래가 고려가요이고 그 대표성을 갖고 있는 노래 중 하나가 청산별곡이라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지금의 우리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새삼 느낀다. ‘기적’을 바라는 것이 어찌 고려시대뿐이겠는가. 오늘 지금도 기적을 바라는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리고 이런 기적을 바라는 부재의 상황과 상대되는 흡족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삶은 늘 상대적인 것이다. 즉 나보다 여유롭게 사는 사람들과의 비교에서 결핍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모두가 불행하거나 모두가 행복하다면 비교 대상이 없기에 그 정도를 확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고전에서는 부정적 상황에서 문제의식을 찾고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즉 긍정적 상황으로의 전환, 긍정의 지향에 방점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부정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긍정의 에너지를 갖게 한다. 그것이 바로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이다. 이 후렴구는 읽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후렴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소리내서 읽어 보자.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오강현 시의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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