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부터 사업인정을 받기 위해 거쳐야 하는 예비타당성조사 제도의 손질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의원(사진, 김포시갑)은 최근 3년간 예비타당성조사 사업분석 결과, 63건 대상사업 중 절반 이상인 39건(61%)이 조사기간 장기화로 조사비용이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사업을 추진할 경우 '국가재정법'(제38조)에 따라 미리 예비타당성조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각 중앙관서 등이 요구한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을 대상으로 내부검토와 자문위원회 자문을 거쳐 조사대상을 확정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조사를 요청하고 있다.

KDI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운용지침에 따라 원칙적으로 9개월(철도부문 12개월) 이내에 조사를 완료하거나 필요에 따라 조사기간을 1회에 한해 3개월(철도부문 6개월) 연장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사업은 12개월, 철도사업의 경우 18개월을 초과할 경우 장기간 소요 사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조사기간이 장기화되고 사업 중 국토교통부 요청으로 2017년 2월에 선정된 원주천 하천재해 예방사업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 기간이 지침보다 무려 1년 9개월이나 장기화돼 조사비용이 1억 4백만원이나 추가됐다.

KDI는 조사보고서를 통해 조사기간 장기화 이유로 사업수행주체로부터의 자료 협조 한계를 제시했다.

1년이나 더 걸린 환경부의 분뇨처리시설 설치 사업도 이 같은 사유를 조사기간 장기화사유로 조사보고서에 표기했다.

문제는 현재 진행중인 11개 예비타당성 조사 모두도 이미 기한을 지나 장기간 조사중인데 있다.

보건복지부가 요청한 대전의료원 설립 사업의 경우 지침보다 1년 6개월이 더 지났음에도 주무부처의 사업계획 변경으로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이다.

김주영 의원은 "기재부는 예타에 앞서 KDI공공투자관리센터(PIMAC)로부터 선정요건, 계획의 구체성, 조사 시급성 등의 사전 검토의견을 받고 있다"며 "이를 활용하기만 해도 조사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전검토 결과를 공개해 깜깜이 예타조사 선정 기준을 개선하고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없애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2018년 5월 감사원으로부터 예비타당성 조사요건 미충족 사업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해 조사비용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권용국 기자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