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던 여름 초입에 초가집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면서 물(水)의 끝은 어디일까? 스스로 의문을 걸어 놓고 생각을 하게 된다.
지붕에서 떨어진 빗방울은 개울로 흘러들어 하천이 되고 여러 갈래의 물들이 모인 하천은 다시 강(江)이 되고 바다(海)가 되는 이치는 알고 있다.
초등학교 때 비가 오는 풍경에 젖어 생각했던 의문의 끝은 “내려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결론이다“ 흐르는 물은 하늘로 돌아가 다시 물이 되어 땅으로 내려오는 순환은 생명의 이치와도 같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도취되어 비가 오는 날이 개인적으로 즐거운 날이 되었다.
오늘은 잠시 주변으로 눈을 돌려 물(水)의 순환 터미널인 하천을 따라 산책을 해보자.
거미줄처럼 작은 물길이 네트워크로 형성된 하천(河川)은 보물단지 그 자체다. 생활하수로 물은 녹이 슬어 청동 빛을 띠고 있을 지언즉, 들판과 함께 작은 물(水)들을 품고 가는 하천은 사람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음을 느낀다.
2005년 단오제 행사를 준비하면서 고정리에서 살고 있는 조문연씨의 소개로 서암천에서 처음 창포를 만나게 됐다. 예전에는 창포 밭이라 불릴 정도로 많이 살았는데 지금은 이곳뿐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서암천 공사로 창포가 없어질 위기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옮겨 심을 곳도 마땅하지 않아 생각한 것이 공사가 끝나면 아예 하천 주변 전체를 창포로 조성하자는 것이다. 필자보다 조문연씨가 창포사랑에 더 적극적이다.
창포와 주변 들판에 날아오는 수천 마리의 기러기와 황오리 덕분으로 하천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봉성포천과 서암천, 포내천을
돌아다니면서 생각한 것은 이수(利水)
와 치수(治水)도 중요하지만 하천 주변을 세련되게 가꾸는 방법들도 필요하다.
생활하수로 오염된 하천을 생명체들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은 두 말이 필요 없다. 그 다음으로 하천 주변을 가꾸는 것이다.
하천의 물(水)길을 자동차 길과 사람이 통행하는 길로 만들고자 시멘트로 뒤 덮는 공사와 물(水) 길을 자동차가 다니는 일직선의 고속도로처럼 만드는 어리석은 행위들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동네를 지나오는 물과 산과 들에서 들어오는 작은 물들이 만나는 하천을 그 모습 그대로 두면서, 각각 하천에서 자라고 있는 생명체 즉 창포나 부들, 갈대 등으로 특색 있게 가꾸어 보자. 그리고 하천마다 이름표를 달아주는 표지판과 더불어 그 하천에서 살아가고 있는 생명체들의 이름을 설명과 더불어 세워놓아 청소년들의 학습장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숨 쉬는 땅과 물의 순환 터미널인 하천에서 생명체들이 공존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사람들의 책임이다. 그것은 하천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천 주변 둑을 갈대로 조성하는 방법과 각 하천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을 조사하여 물(水)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식물들을 가꾸고 산책길을 조성하는 것은 어떨까?
자연 상태의 하천을 갈대와 억새 그리고 부들과 창포 및 각종 야생화로 가꾸고 하천 길을 조성하면 시민들이 이용하는 훌륭한 조깅코스와 산책길이 될 것이고 학생들에게는 학습장이 되기에 충분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주변 자연환경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것이 김포의 경쟁력이고 다양한 문화가 뿌리 내리고 꽃을 피우는 바탕이 된다. 숲이 있어야 새들이 날아오고 깨끗한 물이 있어야 물고기들이 살아 갈 수 있다.
방안(실내)으로 들여온 공기 청청기와 정수기 또는 어항 속에 키우는 물고기를 보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잠시 뿐이고 자연을 대신하는 영원함은 없다.
하천에 흐르는 저 물들이 내일은 내 머리로 내려오는 근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생명이 순환하는 아름다운 터전인 하천을
주목하자.
정현채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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