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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하지 못한 말

                 차마 하지 못한 말
                                                                                                 박명근

바람에 이리저리 흩어진 꽃잎처럼
입가를 맴도는 한마디 말이
그 말 한마디가 끝내 봄비 되어 내린다
봄날은 눈 깜박하는 사이에 가버리고
차마 하지 못한 말은 빈 찻잔 안에 있다
누구나 하지 못한 말 가슴에
묻어두고 살면서 가슴 안쪽
한가득 붉은 동백꽃 쌓여간다
하지 못한 말, 하고 싶은 말이
떠도는 구름이 되거나 입가에서
맴돌다가 가슴과 가슴을 여는 열쇠가 된다
이제는 말하고 싶다 말해야겠다
당신은 내게 꼭 필요한 존재라고
나도 당신에게 더없을 존재이고 싶다고
 
[작가프로필]
[문예사조] [한맥문학]으로 등단했다. 김포문학상우수상, 시집 [소금] [목련을 질투하다] 등이 있다. 경기문화재단창작지원금 수혜, 김포문인협회 회원
 
[시향詩香]
사람이 정직한 말과 성실한 행실을 갖춤으로 더 바랄 것이 있을까? 살아가면서 때로는 위로의 말이 상처가 될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라는 것이 생물 같아서 어떤 모양으로 튈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반면에 글의 언어는 눈으로 들어와 가슴에서 정화되어 마음으로 읽힌다. 그런 것처럼 봄비에 땅거죽을 돋우기도 하고 시월 첫눈을 이고 꽃핀 장미꽃의 기이함도 읽어 낸다. 또한 빈 찻잔 안쪽 실금처럼 세월의 무상함을 섫게도 한다. 혹여 통째로 꺾이는 동백꽃일까, 거처 없는 풍운(風雲)이면 어찌하라고, 해야지 말해야지 하다가 끝내 하지 못한 말이라면 필경 행복의 말, 감사의 말일 테다. 그런 의미에서 감사와 행복은 같은 어원이란 생각이 든다. 부부의 날이 코앞이다. 더 늦기 전에 이쯤에서 이번만큼은 꼭 말해야겠다. 당신은 내 삶의 전부라고, 존재라고
글 : 송병호 [목사/시인] 

박명근 시인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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