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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봄날
  • 우정남(우옥자) 시인
  • 승인 2020.05.1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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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봄날
                                                                                 우정남(우옥자)

먼 산 빛이 흐려지듯 싶었습니다
금새 그렁그렁 부풀어 오르더니
산 능선 하염없이 흘러내립니다
 
방울방울 빛나는 담록
짓무른 눈시울
진달래도 잠시 붉었습니다
 
그대 생각 머문 자리마다
봄맞이꽃
지천으로 피어났습니다
 
몇 번이나 봄을 누릴 수 있을까요
어리석은 헤아림조차 따스한
봄날입니다
 
[작가프로필]
201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 김포문학상대상, 매일시니어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시집 [구겨진 것은 공간을 품는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저녁이 오고 있다] 등이 있다. 김포문예대학 시창작과정을 수료했다. 김포문인협회 회원.
 
[시향詩香]
햇볕이 기운을 모아 봄을 체크하듯 초록을 헤아린다. 봄은 몇 번이나 남았으며, 꽃은 다시 꽃을 피우고 언제까지 곁에 있어줄까? 하지만 그런 생각은 대부분 아무 짝에도 쓸데없는 것들이다. 신은 누구에게나 “만 가지” 복을 주셨는데, 인생은 “오만 가지” 근심을 안고 산다. 어찌 진달래꽃만 붉으랴 ‘먼 산 빛이 흐려지듯’ 누구의 눈시울도 붉은 것을, 하여도 봄꽃은 지천일지라도 “내”시간은 항상 부족하다. 쓰지 않아도 줄어드는 시간, 그래서 어느 때부터 시절은 더 간결함으로 다가온다. 땅거죽을 돋을 햇볕의 살결 그 눈부신 아지랑이의 왕관도 손에 쥔 꽃 한 다발의 향기도 그지없지만 동트는 오늘에 감사하자. 가정의 달이다. 코로나19로 올봄은 모조리 잃어버렸어도 가슴은 여전히 ‘어리석은 헤아림조차 따스한 봄날’ 아닌가!
글 : 송병호 [목사/시인]

우정남(우옥자) 시인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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