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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속에 답이 있다 <20>오강현 시의원과 함께 고시조 읽기
   
▲ 오강현 시의원

십년(十年)을 경영(經營)하여 초려삼간(焦慮三間) 지여 내니,
나 한 간 달 한 간에 청풍(淸風) 한 간 맛져 두고,
강산(江山)은 들일 듸 업스니 둘러 두고 보리라.        
       
<함께 감상하기>
 
‘면앙정가(俛仰亭歌)’라는 가사를 쓴 면앙(俛仰) 송순의 대표적인 시조로 십 년이나 기초를 닦아서 보잘 것 없는 초가를 지어내니, 나 한 칸, 달 한 칸과 맑은 바람도 한 칸을 맡겨두고, 청산과 맑은 강은 들여 놓을 곳이 없으니 주위에다 둘러 두고 보리라는 내용의 노래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몰입한 경지를 노래한 ‘한정가’이다. 또한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자연 친화를 통해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삶의 지혜를 터득한 작자의 높은 정신세계를 보여 주고 있는 글로 전원적이며 풍류적 성격의 노래이다. 이 시조의 주제는 자연에의 귀의 또는 고사로 표현하면 안빈낙도(安貧樂道)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은 공짜가 아니다. 특히 아름다운 자연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십 년을 경영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오랜 시간을 준비하거나 계획을 한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준비하여 자연 속에서 지낼만한 초가집 세 칸을 준비하여 자연과 더불어 소박한 삶을 살겠다는 다짐을 하는 송순을 통해 지금 우리의 삶과 비교해 보면 어떨까.  
 
지금은 5월,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한 마음을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 주변의 아름다운 봄의 풍경으로 우리는 크게 위로 받고 있다. 올해는 특히 미세먼지 수치가 그리 나쁘지 않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해 공장이 멈춰서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미세먼지가 줄어들었다는 분석과 봄에 부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로 숨 막히는 고통을 그나마 좋은 날씨, 자연이 씻어주고 위로해 주고 있는 상황이다.
 
십 년을 준비한 송순은 세상 사람들이 비웃을 수 있는 초가집 세 칸을 준비했다. 그리고 강과 산은 그냥 그 자리에 놓고 내가 자연 속에 들어가서 자연에 맞춰 살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인간의 편의를 위해 자연을 거스르는 것이 아닌 자연에 맞춰 인간이 살아가는 것을 강조한 송순의 뜻을 오늘날의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극단적 이기심과 물신주의로 인해 결국 부메랑이 되어 우리가 만든 각종 환경 오염물들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단계까지 왔다.  
 
화창한 주말, 한강에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김포의 장릉공원도 부쩍 입장객이 늘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나무가 있고 숲이 있는 아파트 주변이나 산책로에는 더욱 사람들이 모인다. 분명, 공기는 공짜가 아니다. 나무도 꽃도 공짜가 아니다. 우리가 송순의 글처럼 계획하고 노력을 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며 힘의 논리로 지배하고 지배당하는 것이 아닌 자연을 가장 자연스럽게 물 흐르는 대로 놔두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오강현 시의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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