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시가 있는 공간
다시 피는 봄

                    다시 피는 봄
                                                                                              김부회

낡은 오디오를 버리고 오는 길, 재활용장 구석에 버려진 유화 한 점을 만났다  찢어진 신문지를 덮어쓴 채 가늘게 숨 쉬는 장미와 석류, 한 때 누군가에게 봄을 나누어 주었을 그들, 빛바랜 액자의 먼지를 털고 깨진 유리를 갈아 식탁 벽 한 귀퉁이에 햇살 받을 자리 하나 마련해 준다  겨울이 웅크리고 있던 거실에 다시 피어난 노랑 장미 그의 어깨에 기대 풋풋한 미소 붉은 석류, 소파에 환하게 앉아 있던 유채색 봄이 뒤꿈치 들썩거리며 걸어 나온 주방, 생글생글 코끝 알싸하게 묻어나오는 씀바귀 버무리는 초록의 냄새

 봄이다
 
[작가프로필]
시인, 문학평론가. 계간 [문예바다], 월간 [모던포엠] 문학평론,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당선, 중봉조헌문학상대상(수필)외 다수, 평론집 [상상을 확장하는 새로움의 탄생], 시집 [詩답지 않은 소리] 외 다수, 현)김포신문 [시감상] 연재, 현)김포문협이사, [달시] [시쓰는사람들] 동인, 한국문인협회회원
 
[시향詩香]
우리는 작품을 통하여 작가의 상상력을 발견하고 그것을 내 것으로 수용한다. 그런 것처럼 때로는 앞으로 가다가도 뒤돌아 볼 때도 있어야 하지만 그러나 때를 포착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대부분 그냥 지나치고 만다. 그와는 달리 시인은 뒤에 것을 발견하고 다듬어 새 삶을 부여한다. 곧 잊히고 말 오디오와 정물화 한 점, 얼음결정체가 볕에 이끌리면 마치 생명체처럼 반짝인다. 누구는 쓸모없을 것이 누구에게는 쓸모 있는 것이 된다. 작은 돌멩이가 피사의 사탑을 받쳐주듯이. 시인의 그림 안에서 맞닥뜨리는 애환과 기쁨, 낡음과 탄생, 만삭의 석류, 그리고 노랑장미와 ‘씀바귀 버무리는 초록의 냄새’ 사계를 사색한다. 무엇을 더 보태 이처럼 정다운 새 향기를 생산해 낼 수 있을까? ‘다시 피는’, 그야말로 ‘봄이다’.
글 : 송병호 [시인]

김부회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부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