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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이런 거에 웃어도 되나?”
   
▲ 유인봉 대표이사

화사한 생강나무의 노란 꽃과 산수유나무의 노란색이 같아 보이지만 모양새가 다르다는 것, 그리고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여 곱기도 하지만 나무마다 붉은 색이 차이가 다르다는 것, 어떤 이름모를 한 나무에서 피는 꽃이 분홍색과 흰색이 나와 신기하다는 것, 요즘의 관찰이다.

아침해가 떠오르는 모습과 그가 길게 비추어주는 그림자의 모습에 웃음이 나올 때 이런 생각이 든다.
‘겨우 이런거에 웃어도 되나?’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생각에 가득한 고민보다는 ‘오늘은 뭘하며 웃고 살지?’라는 것이 요즘 지구라는 별의 특별한 일상이 아닐까?

물론, 주식이 마구 떨어져 내리는 요즘이 기회라고 수천만 원의 대출금을 놓고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경제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기회를 찾는 이들도 있게 마련이니 그러려니 한다.
그런데 요즘은 어떨 때, 행복했는지를 자꾸 돌아보게 된다.

멀리까지 불행을 참고 견디며 기다릴 거대한 행복은 없다.
뭐든“괜찮다”는 말을 많이 하고 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불행스럽다는 분위기는 될 수 있으면 까먹고, 지금 시간이 있으니까 할 수 있는 일을 더 잘하면 좋겠다. 어제는 온 몸으로 땀을 흘리며 텃밭 주변을 정리하고 묵은 낙엽들을 갈퀴로 긁어 모아내고 깨끗하게 밭농사를 할 채비를 하였다.

사무실에서 온갖 고민을 해 봤자 떡이 나오는 일도 아닌 답답한 세월을 기운 삼아 몸을 부지런히 놀려 일을 했다.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과 손마디는 아프지만 꿀맛 같은 저녁 단잠에는 그만이었다.

똑같은 24시간을 살면서 머릿 속이 그렇게 개운하다니, 제 몸을 움직이는 일이 그렇게 대단한 것이었을까!
지나가는 길고양이 한 마리에 웃고 나무타기 귀재인 다람쥐의 긴꼬리가 그렇게 균형 잡혀 보여서 웃고 멋진 풍경을 보면 멈추어 설 수 있는 그런 날들이기도 하다.

아직도 끝이 안보이는 감염증으로 인해 우리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기도 하고 우리 자신을 잘 이끌고 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기를 바란다.

오랫동안 서로 자기 중심적으로 살아왔던 시간들이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도 삼시세끼를 공유하며 적당한 배려와 거리 두기의 균형감각이 요구된다.
가족끼리 더 힘들다는 말들이 솔솔 피어나는 일상이기도 하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새로운 기쁨을 발견하고 시간이 없으니까 잘 못해주었던 관계회복을 위한 시간을 허락하면 좋겠다. 신기하게도 가족만큼 어려운 관계도 없지만, 어떤 의미에선 가족만큼 가깝고 쉽게 행복해지는 관계도 없다.

언젠가부터 밥상앞에서 대화가 가능한 세월을 잃어버리고 살았던 터다. 모든 시간을 잡초같이 보면 꽃과 향기는 결코 발견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우리는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위기와 언제 끝날 줄 모르는 침체 상황 앞에서 정답은 없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묻고 있다. 영국에서는 이동금지령을 내려 전 국민이 3주간 이동과 여행을 제한하겠다고 봉쇄에 가까운 엄격한 조치가 내렸다는 뉴스이다. 생필품구매,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 음식과 약품구매를 위한 이동역시 최소로 줄이라는 것이다.

공공도서과 놀이터 야외체육관, 예배당은 즉시 문을 닫는다. 두 명 이상이 만나는 모임은 금지된다.
쉬운 선택은 없다.

우리를 지키는 법을 배우며 ‘오늘은 뭘하며 웃지?’를 찾는다.
그 때 잠시라도 가슴이 뛰는 시간을 만날 지도 모른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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