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도에 “누리 밝힘”에서 준비한 국악공연을 부천 시민회관에서 관람한 적이 있다. 누리 밝힘은 부천에서 교사들이 자비로 연습실과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공간을 운영하는 모임이다.

개인적인 취미 활동으로 가기 쉬운 이런 종류의 문화 활동이 여러 선생님들이 뜻을 모아 공간을 마련하여 함께 배우는 단계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에 많은 노력들을 기울였던 함은혜 선생님과 지금은 김포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강순재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김포는 국악을 상설로 가르치는 공간이나 모임이 없었고 공연도 많지 않았던 시절이다. 그런 상황에서 부천 시민회관에서 쏟아내는 누리 밝힘의 공연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언젠가는 김포에서도 저런 공간과 모임을 결성하여 생산적인 배움을 교사들부터 시작하여 아이들에게 까지 연결하는 문화 활동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계기가 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단체를 만들고 공간을 마련하여 서로 배우는 터전을 갖는 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은 교사뿐만 아니라 개인이나 단체에서도 공간이나 사무실을 내고 운영을 한다는 것은 용기만 가지고 될 것도 아니며 뜻 만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운영비를 해결하는 방법이 강구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해결책이 없이 실천적 의지만 갖고 시작하는 문화 활동은 개인적인 희생을 요구하게 되고 결국은 생활고로 직결되어 문을 닫아야 하는 일들이 비일 비재 하기 때문이다.

김포에서도 오복실 선생님과 필자를 비롯한 몇몇 교사들이 뜻을 함께하여 1999년에 단비소리를 태동하게 되었다. 모임 장소는 시민회관 체육관에서 매주 1회 퇴근 후에 모여 배우는 방법을 택했다.

자체 공간 없이 체육관을 빌려서 시작하게 된 것은 사물놀이 특성상 소리 문제로 장소의 제한을 받는 다는 것과 공간을 자체적으로 임대를 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차선책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단비소리는 그 해에 여성회관 강당에서 첫 공연을 올린이후 2005년 11월 30일까지 제7회 공연을 마무리하게 됐다.

처음 시작할 때는 체육관에서 행사라도 있는 날이면 연습할 장소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여러 일들이 故 김우세(국악인)님이 금파문화예술원을 개원하면서 연습 장소가 해결되게 되었고 그때부터 사물놀이에서 단소, 가야금 등 국악의 여러 장르로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몇 사람이 노력하여 여러 사람들이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문화 활동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생활하는 주변에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문화요소를 만들어 이웃과 이웃이 자연스럽게 만나며, 문화예술을 통하여 전문인과 생활인이 서로 만나는 생활문화의 토대가 많이 마련되어야 한다.

서로 나누는 소통의 문화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배우고 만들어 나가는 생활문화 터전을 마련한다는 것은 어렵지만 필요한 일이다. 그것은 생활문화의 뿌리를 확산시키는 단초가 되어 따뜻하고 인정이 많은 문화마을을 만드는 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김포도 각종 문화예술행사와 다양한 창작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 문화예술교육 차원에서도 질적인 성장과 양적으로 확산되는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배우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시설과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제는 근본적인 각종 문화예술 시설과 운영의 방법들을 담은 장기적인 설계와 청사진이 뚜렷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제목 정도가 아니라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고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는 문화 환경을 조성하는 큰 그림이 필요한 때이다.

문화 환경은 사람이 서로 교감하며 살아가는 오염되지 않은 토양이며 공기요 서로가 똑 같이 필요로 하는 물이기 때문이다.

정현채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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