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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현 시의원과 함께 고시조 읽기<9>
   
▲ 오강현 시의원

삼동(三冬)에 뵈옷 닙고 암혈(巖穴)에 눈비 마자
구름 낀 볏뉘도 쬔 적이 업건마는
서산(西山)에 해지다 하니 눈물겨워 하노라
 
<함께 감상하기>
 
이 시조는 조식의 작품으로 한겨울에 베로 지은 옷을 입고, 바위 굴에서 눈비를 맞고 있으며 구름 사이로 비취는 햇볕도 쬔 적이 없지만(임금의 은혜를 입은 적도 없지만) 서산에 해가 졌다(임금께서 승하하셨다)는 소식을 들으니 눈물이 난다는 노래이다. 군신유의(君臣有義)의 유교 정신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벼슬을 하지 않고 산중에서 은거하는 몸이라 국록을 먹거나 성은(聖恩)을 입은 바 없지마는 임금이 승하했다는 소식을 듣고 애도하는 마음을 적은 글이다. 자신의 생활과 정서를 직설적으로 토로하지 않고 비유적으로 나타내어 한층 묘미를 살리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고전을 읽은 이유 중에 하나는 오랜 시간을 거쳐 전해지는 고전 속에는 인간의 삶의 전범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과거와 현재, 그 사회적 양식은 변했어도 인간의 삶의 본질적, 전형적 유형은 유지되고 있다. 즉 이 작품에서 임금과 선비의 관계가 오늘 날에도 똑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유사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고전을 통해 그 본질적 가치를 연관하여 생각할 의미가 있기에 고전 중에서 시조 또한 읽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정치의 계절이 오고 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왜 정치인을 혐오할까. 무수히 많은 말들을 통해 정치를 비판하거나 아니면 아예 그마저도 관심을 주지 않고 외면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 이유 속에는 정치의 본질이 상실되고 정치를 ‘거래’로 접근하는 일부 몰지각한 속칭 정치꾼들 때문은 아닐까.
 
임금님의 성은을 전혀 받지 않았지만 중종의 승하를 안타까워 눈물을 흘리는 선비의 모습을 통해 오로지 눈치 보지 않고 시민만 바라보는 소신있는 정치를 생각해 본다. 아마도 그것이 시민에게 외면 받지 않고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정치, 정치인이 되는 방법은 아닐까. 

오강현 시의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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