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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어서, 웃고 살 날을 빌며
   
▲ 유인봉 대표이사

“비상상황”모두가 처음이다.
“따뜻한 심장을 가진”사람들의 우울한 날들과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일요일 3시에 긴급 기자 브리핑을 한다고 시청에서 연락이 왔다. 25에도 긴급 브리핑이다.

안면이 있는 이들도 모두 마스크맨의 모습이고 악수 인사라는 것이 없어졌다.
전염되고 있는 병증에 대한 상황 브리핑이 짧게 끝나고, 안전지대에 서 있지  않음을 확인한다. 불확실한 불안 앞에서 지금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자세를 묻는다.

이 위기에 개인 위생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적 견해가 있다.
개인적으로, 주말을 기해서 오겠다는 이들도 서둘러 오지 말라고 기별을 보냈다.
“세상이 안정되고 조용해지면 보자”고.

산책로에서도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이 거의 없다. 안 쓰면 미안한 거다.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니까.
전혀 다른 일상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보이는 마트는 뜸하고 보이지 않는 온라인상의 거래는 활발하다. 온라인 상에서는 수많은 주문이 생활용품으로 밀려들며 품절이 뜨고 있다.

미용실을 하는 이는“고객들이 밖에 나갈 일이 없으니 미용실이 너무나 한산”하단다.
허망한 시간들과 텅 빈 거리의 풍경은 국경을 넘는 상황이다.  
식당의 붐빔도 한산하고 집밥이 다시 뜨고 있다. 고추장과 나물 반찬에 묵은지를 얹어 밥을 먹으면서도 불만이라는 사치 아닌 사치가 다 사라지는 듯.

모처럼 청국장 잘하는 식당에 가보니 그처럼 친절한 모습을 예전에는 만난 적이 없도록 사근사근 해서 놀랐다. 손님이 없어도 어떤 소속의 손님이 올까봐 두려워 하는 것보다 차라리 나아서 소득이 없어도 참고 기다리고 있단다.
사람이 무서운 세상이라니, 같이 따듯한 심장을 가진 사람들인데 낯설기만 한 나날들이어서 가버리면 좋겠다.

중국인 입국금지를 말하는 주장도 많았는데 한국인 입국금지라는 뉴스를 접하며 머릿살이 쭈뼛하다. 내 처지가 남의 처지이고, 남의 처지가 너무 마구 빠른 속도로 가치를 바꾸고 휘저어 놓는 통에 쉴 사이 없이 압박수위가 높아진다.

전혀 다른 날들과 전혀 다른 세상을 사는“설마? 이것이 현실?”같은 믿어지기 힘든 날들이다.  보이지 않는 전염성으로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날들이 어서 지나가기를 바란다.

그 모든 것을 떠나 우리 모두는“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들”이다. 시선을 마주보며 관심과 품위를 누려야 할 날들이 너무 위축되고 왜곡되려 하고 있다.

우울함을 넘어 각 영역에서 꼼짝달싹 못할 지경이다. 꼼꼼하게 준비된 디테일이 제대로 먹히기나 할 일인지도 의심스럽다.  
이런 세월에 두렵지도 아깝지도 않은 이들이 어디 있으랴!

밖으로 마냥 밖으로 향하던 에너지들이 자의반 타의 반 안으로 또 자신의 안으로 향한다.
가족들이 주말 내내 삼시세끼를 고스란히 마주하고 먹었던 날들이 언제였는지 모르는데 이제 얼마간은 가족들의 대화와 밥 세끼의 기록이 나오고 있다. 친구와 영화라도 보겠다던 마음도 내려놓고 행여 있을지 모를 일에 더 신경을 쓰는 이도 있다.

밖으로 돌아다니던 기운이 반 강제적으로라도 안으로 향하고 억지로라도 자신의 앉은 자리를 바로 보게 하는 모습이다.
화려한 연출력에 시선을 빼앗기며 살았던 날들에 대한 성찰과 더 가지고 살지 못해 애쓰던 갈등들이 무색해지며, ‘사느냐 죽느냐의 단순하고 무서운 커트(cut)’앞에 노출되어 있다.

한 걸음도 세상과의 연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역 내에서도 교회 및 사찰 등에 대해서 예배 및 집회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받고 있다. 재난 안전을 위해서 사실상 모두 협력하고 긴급하고 비상조치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화려한 글로벌이 아닌 다시 소박한 로컬이다. 삶을 조금 불편하게 사는 것, 조금 모자라게 살았던 날들, 조금 더워도 참아야 했던 수고로움도 다 복된 나날이었음을 믿는다.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문명의 세계에서 다시 훌쩍 뛰어넘어 각자의 영역과 삶으로 제한되고 있다.  새로운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현실들의 언어들이 당황스럽지만, 이겨내고 지켜보며 협력하고 재해석해야 한다!
누구나 같은 소망이리라  

“언젠가, 속히 자유한 웃음의 날이 당도할 것이다!”
새싹을 재촉하는 봄비에 땅이 너무 부드럽다.
그래, 냉이도 나오고 봄 쑥은 쑥쑥 자라고 있을 것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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