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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건 두려운 게 맞다
   
▲ 유인봉 대표이사

새로운 날들의 시작이다.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이다.

다시 생명의 시간, 우리들의 시간이다. 아무리 두려운 일들이 세상을 얼어붙게 하지만 다가오는 봄의 기운으로 떨쳐내자!
아침마다 걷고 있는 길, 얼었던 호수가 녹고 어김없이 다시 찾아온 원앙새와 오리가 반갑다. 얼음 녹는 기운을 어떻게 그토록 제 때에 알아차린단 말인가!

세상사 기적으로 보면 모든 것이 신기하지 않은 것이 없다. 고라니가 뛰어가다가 서너 번이나 멈추어 서며 뒤돌아본다. 영 해칠 기색이 아닌 것인지를 아는지 가까이 가도 딱따구리나 다람쥐나 제 할 일에 여념이 없다. 
우리가 고라니를 보는 건지, 고라니 쪽에서는 우리가 신기해 보여 서로 구경하는 건지.

오리들의 자맥질과 헤엄치며 가르는 물결을 보며 지난 밤의 어두웠던 기운들이 아침 기운에 새롭게 변한다. 우리를 두렵게 하는 많은 일들이 있지만 자연은 우리를 내면부터 서서히 깨워낸다. 한 순간도 자연은 멈추어 있지 않음을 보면 얼마나 힘을 받는지!

고통도 절망도 아픔도 가난도 내내 그대로라면 어찌 사나!
도랑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가 두려운 세상사에 눌려있던 마음에 숨결을 틔워준다. 작은 소리나 빛이 조용히 찾아와 마음에 내려앉는 시간의 위대함이여!

그토록 두려운 인생을 우리는 또 한 템포 살아내고 있다. 한 나이를 더 먹어가며. 
봄이 오는 때를 입춘이라 한다. 비가 와 언 땅이 풀릴 때가 우수요, 개구리가 겨울잠을 깰 때가 경칩이다. 봄에 밤낮 길이가 같은 때를 춘분이라 한다.

입춘에 이르게 핀 꽃봉오리도 보인다. 봄바람은 살 속을 파고들지만 그 작은 꽃 속에도 어김없이 파고든다. 작은 꽃이 피어나는 동안에도 숱한 바람을 만난다. 그렇게 바람이 불면서 무엇인가 새움이 튼다. 꽃으로 피어나는 시간이다.

땅은 봄인데 아직 겨울인 사람도 있고 겨울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들도 있으리라. 
용기를 내서 문을 열고 나가보면 세상은 돌아가고 있다. 겨울에 멈추어서 있지 말고 입춘대길(立春大吉)의 기운으로 뛰어나가 볼 일이다. 

새 봄에는 에너지 수준을 높이고 기대하며 새로운 만남과 일들이 새싹처럼 돋기를 희망한다.
내가 심고 가꾸는 일들의 시작이기를 바란다. 
남의 덕이 아니라 나의 덕을 심는 시간이기를 바란다. 누가 키워주는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 크고 남도 키워내는 복된 시간이기를 희망한다.   

심은 대로 거두는 일은 세상의 어느 이치보다도 기본이다. 봄에 거두고 가을에 거두는 법칙에 충실하게 이제 다시 겨우내 잠자던 밭을 갈 채비를 하자. 누가 뭐래도 심고 가꾸다 보면 좋은 일로 메아리쳐 온다.

나쁜 일 일랑 모양도 담지 말고 흘려보내고 좋은 일 일랑 메아리로 울려퍼지게 할 일이다. 
두렵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없다. 늘 새로운 것을 마주하면 두려운 게 맞다. 두려워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으면 늘 그 자리일 뿐이다. 

고통에도 절정이 있고 절망도 끝이라는 게 있다. 어떤 형태이든 벗어나 계속 더 나은 방향으로 새봄에는 나아갈 일이다. 
새로운 시작들이 눈 앞에 있다. 한 달 혹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목표 앞으로 달음질하는 이들을 본다. 그들에게 그만큼 치열하고 성실한 순간들이 얼마나 있을까? 

선택과 당락을 떠나 겸손과 인내의 시간이며 간절함의 미소를 갖는 사람은 그 자체로 족하다. 
새로운 건 두려운 게 맞다. 간절한 목표를 앞에 두고 있지만, 하늘 높고 땅 넓고 사람 마음 얻기가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누구나 판단과 선택과 결정의 새로운 시간에 서면 두렵다. 두려운 게 맞다.
하지만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이들의 용기 어린 어깨에 꽃이 피기를 바란다.
무슨 일이든 생명을 살리는 일은 하늘의 일이다. 선을 행하다 실족하지 않기를 바란다. 언젠가는 이루어진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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