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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저 끝에


꽃길, 저 끝에
                                                  이규자
 
꽃비를 맞으며 딸은 
평생 함께할 반쪽을 따라갔다
 
나무가 꽃을 버리는 것은
빈자리에 잎을 매다는 일
 
나도 오늘 품에 안은 꽃을 내려놓았다
 
봄이 떠나간다
보내며 흘린 눈물에
꽃잎은 져도
무성한 이파리들 차례를 기다린다
 
터널 같은 꽃길, 저 끝에는
손잡고 걸어갈 푸른 내일이 기다린다
 
[작가프로필]
[문예사조] 수필 [예술세계] 시 등단, 한국문학신문수필로 대상을 수상했다. 에세이집 [네이버 엄마], 시집 [꽃길, 저 끝에] 외 여러 작품집이 있다. 예술시대작가회 회장. 김포문협회원
 
[시향詩香]
품안에 자식이란 어떤 의미를 가질까? 환경과 정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것과는 달리 환영과 환송은 같은 의미일거란 생각이 든다. 보내는 쪽과 맞이하는 쪽이 같기 때문이다. 반쪽이 반쪽을 버무린 화원에 분홍 꽃비가 내린다. 꽃비는 그윽한 향기가 있다. 그러나 애잔한 부모의 눈물도 있다. 시인은 ‘나무가 꽃을 버리는 것은/빈자리에 잎을 매다는 일’이라고 에둘러 위로 받는다. 하여도 봄은 언제나 유년으로 오는 것처럼 반쪽의 인연도 풋풋한 꽃망울로 온다. 둥근 햇살에 꽃씨를 심고 사랑으로 지경을 넓혀가는 꽃밭은 늘 푸른 정원이다. 부디 '꽃길, 저 끝에' 이르도록 품 넓은 바다가 넉넉한 풍요를 품듯이 한생을 알뜰히 품어 가꿔가는 꽃길이기를 시인 아닌 엄마는 가슴으로 기도한다. "아가 행여 타투지 말고 꽃길만 걷거라."
글 : 송병호 [시인]

이규자 시인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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