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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현 시의원과 함께 고시조 읽기<2>
   
▲ 오강현 김포시의원

잔 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 바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러하랴
말씀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 하노라                                      

<함께 감상하기>
잔을 들고 혼자 앉아서 먼 산을 바라보니
그리워하던 임이 온다고 이렇게까지 반갑겠는가?
산은 말도 웃음도 아니 하여도 못내 좋아하노라

고산 윤선도의 작품으로써 병자호란 때 왕을 滬從(호종)하지 않았다하여 경상도 영덕에 유배되어 있다가 풀려나 해남의 금쇄동에 은거하고 있을 때 지은 것으로, ‘산중신곡’ 속에 있는 ‘만흥’ 6수 중 3번째 노래이다. 한문투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우리말을 잘 살려서 지은 뛰어난 작품이다. 

자연에 몰입하여 자연과 일체가 된 작자의 흥취를 느낄 수 있다. 산중에 홀로 앉아 주위의 자연을 안주 삼아 한 잔 술에 취하는 작자의 超然(초연)한 모습을 연상할 수 있는 노래이다. 때때로 사람이 그립기도 하고 친구가 찾아오면 좋으려니 하는 막연한 생각도 가져 보지만, 이제는 산보다 더 좋은 친구가 없다. 자연에 몰입되어 無我境(무아경)에 든 산같이 의연한 고산의 고고한 모습을 그려 볼 수 있다.

시의원이 되고 이런 공간에서 이런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꿈 같은 얘기가 될 수도 있지만 글을 통해서라도 작은 위로가 되니 그 아니 좋은가.

오강현 시의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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