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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현 시의원과 함께 고시조 읽기<1>
   


동지(冬至)ㅅ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여
춘풍(春風) 니불 아레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함께 감상하기>
조선의 명기 황진이의 작품으로 동짓달 긴긴 밤의 한 가운데를 베어 내어, 봄바람처럼 따뜻한 이불 속에다 서리서리 넣어 두었다가, 정든 님이 오신 밤이면 굽이굽이 펼쳐 내어 그 밤이 오래오래 새도록 이으리라(정든 님 오신 밤이면 굽이굽이 펴리라.)라는 의미의 시조이다.

임을 기다리는 절실한 그리움, 간절한 기다림을 비유와 음성상징 심상에 의해 나타낸, 시적 호소력이 강한 작품이다. 추상적인 시간을 구체적인 사물로 형상화하여 임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과 사랑을 절실히 환기시킨다. 시간이나 애정의 정서를 참신한 표현 기법으로 형상화하여, 여성 특유의 시 세계를 보여 주고 있다. ‘서리서리 너헛다가’와 ‘구뷔구뷔 펴리라’와 같은 대조적 묘미는 우리말이 아니면 도저히 살릴 수 없는 뛰어난 수법이다. 

황진이는 단순한 기생으로가 아닌 철학적 사유를 했던 인물로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 시간을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통찰은 시간의 노예가 되어가는 우리에게 또 다른 메세지를 주고 있다. 임기 4년의 시간에서 2년차의 선출직 의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시간이 금쪽같다. 황진이처럼, 시의원이 아니었을 때의 시간을 짤라서 지금 의정 활동을 하는데 붙여쓰고 싶은 심정이다. 모든 것이 그렇겠지만 이 또한 마음에 답이 있는 듯하다.

오강현 시의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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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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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명 2019-12-29 12:34:59

    시인 시의원 오강현님글에 다음글이 기대됩니다
    응원합니다 같은경기도라 행복합니다
    2020년도희망과 행복 함께하는한해 기대합니다
    연말알찬마무리
    모두모두 새해 복많이받으세요   삭제

    • 오세진 2019-12-28 15:55:46

      남은 혹은,
      남는 시간을 짤라서
      붙여 쓸 수 있다면...
      늘 초심으로,
      주어짐에 최선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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