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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랑

        외사랑
                                  윤옥여

금쪽같은 아들 손주 발길 끊었어도
그눔들 좋아하는 개떡, 굽고 휜 손가락자국처럼
숭덩숭덩 동부콩 점 박힌 채반 첫 김을 올린다
 
아제네 누렁이 컹컹댈 때마다
행여나, 목주름 큰길가로 늘어지는 모정
 
밤새,
벌겋게 탄 앞가슴
개떡 찐 무쇠솥뚜껑에 닿을까 덜렁거리고
늙은 무릎 위태롭게 삐걱거리는 늦은 오후
누렁이도 바람도 잠든 적막은 쓸쓸하다
 
끝내,
그리움은 쫀득한 설움으로 쌓이는데
비닐봉지 염하듯 싸매다 눈 흘긴 아침연속극
말이나 말 것이지
딸 같다던 며늘년만 다잡는다
 
    [작가 프로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수필가, 시낭송가, 사)한국문인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김포
   지부부회장, 토마토TV 전국시낭송대회 금상, 예천 전국시낭송대회 은상 외 다수, 동인
   시집 [척] 외 여러 문학예술지에 작품을 발표했다.

    [ 시향詩香]
    '외사랑', 얼핏 3대독자 혹은 부잣집 금쪽같은 외동아들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길을 가
    다보면 고만한 3명의 아이들을 만날 때가 있다. 위로 둘은 여자이아이고 막내는 사내
    아이다. 시어머니, 필경 아들손주 봐야 한다고 입술에 침도 안 바르고 당신 딸 같다던 
    새아기 눈칫밥으로 채근했을 것이다. 맞으면 좋고 안 맞아도 그만이지만 부모 마음이
    야 누구라고 다를까? 예배당 새벽마루 무릎으로, 하늘아래 첫물 떠 두 손 모아 빌고 또
    빌고 기도하셨을 모성, 어찌 금쪽만 하랴, 동부콩버무려 호박잎 깔고 찐 개떡 하나에도
    큰길가 자동차바퀴 소리에 귀 기우리신다. 딸년 같은 며늘년 당신 손주 밥이나 챙기는
    지 염려하실까, 며칠 있으면 김장인데 전화 한통 넣어야겠다. "어머님, 금쪽 보다 더 귀
    한 어머님 손주도 애비도 잘 있어요. 김치도 가지러가야 하고 김장 때 찾아뵐게요." 이
    토록 어여쁜 여우가 어디 또 있을까?
    글 : 송병호 [시인]

윤옥여 시인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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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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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병호 2019-11-21 12:58:07

    작품의 제목으로 '외사랑'이라고 하셨는데 작품제목은 창을 열었을 때 볼 수 있으니 [시가 있는 공간]이라고 바닥제목을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 최근기사 중에

    시정소식
    김두관, 홍철호 인터뷰
    시가 있는 공간
    골드라인

    등 이런 식으로요...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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