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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사람에게 한방은 있다
   
▲ 한익수 소장

LA 다저스 류현진 선수가 지난 9월 23일 콜로라도 전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첫 홈런을 터트렸다. 비거리 119m를 날린 볼이 담장을 넘어가자 다저스 스타디움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0-1로 뒤진 5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류현진은 콜로라도 선발 안토니오 센자텔라를 상대로 노볼 투 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3구째 시속 151km의 패스트 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가라앉아 있던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1-1 동점을 만든 짜릿한 홈런에 관중뿐만 아니라 스포츠 넷 LA 해설위원이자 다저스의 전설적인 스타 오렐 허샤이저는 중계석을 박차고 일어섰다. 

류현진의 깜짝 홈런에 콜로라도 선발 센자텔라는 급격히 흔들렸고, 다저스 타선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순식간에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코디 벨린저가 한방으로 주자를 모두 불러드렸다. 그 후 연이은 대포 행진으로 다저스는 7-4로 승리를 거두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255번째 타석 만에 첫 홈런을 한방 날린 류현진은 통산 13승을 챙기며 평균 자책점 2.41로 메이저리그 성적 1위를 유지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을 치는 것은 흔한 일인데 류현진 선수의 홈런에 왜 관중들은 열광했는가? 투수가 홈런을 때렸기 때문이다.

홈런을 치려면 운도 좋아야 하지만 실력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우선 담장을 넘길만한 힘이 있어야 하고, 볼을 맞출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 투수가 아무리 좋은 볼을 던져준다 해도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홈런은 나오지 않는다.

류현진 선수는 볼을 던지는 것뿐만 아니라 때리는 데도 준비된 선수다. 고등학교 시절 4번 타자를 맡을 만큼 힘이 있었고, 메이저리그 선수 생활 중에도 다른 투수들과는 다르게 타격 연습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류현진 선수는 부상 후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기로도 유명하다. 고2 때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선수 생활 중단 위기에 몰렸을 때도 끈질긴 재활훈련 후, 다음 해 2005년도 청룡기 고고야구선수권대회에서 동산고등학교 우승의 주역이 되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도 어깨 팔꿈치 수술, 사타구니 부상 등 최악의 시간들을 보냈지만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염려를 뒤로하고 더욱 성숙된 투수로 돌아왔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던 걸까? 그 비밀은 부상 후 재활훈련 기간 동안에도 불굴의 집념으로 내일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불펜에 앉아 타자들을 지켜보며 철저한 분석을 통해 볼 배합 능력을 키웠고,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3가지 구 종을 주로 던지던 류 선수는 재활훈련 기간 중 다저스 릭 허니컷 투수코치의 도움을 받아 커터와 투심 패스트볼을 익혀 5가지 구종을 던지는 투수가 되어 어느 구종을 던져도 원하는 위치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류현진 선수를 해설자 허샤이저는“타자와 어떤 승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천재적 수준”이라고 극찬했다. 류 선수는 부상이라는 선수로서의 치명적인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든 것이다.

우리는 주변에 일이 잘 풀리는 사람을 보면 흔히 운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진짜 운이라는 것이 있는 것일까? 일본의 유명한 뇌 과학자 나카노 노부 코 박사는“운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운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이 있을 뿐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운이 좋다고 하는 것은 운이 따르는 좋은 습관을 훈련시킨 결과라는 것이다. 떨어지는 사과는 물리학에 심취해 있던 뉴톤의 눈에 띄어 만유인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첼리스트 토스카니니는 심한 근시여서 단원 중 유일하게 곡을 전부 외우고 있던 덕분에 대타 지휘의 기회를 얻었고, 이것이 위대한 지휘자가 되는 계기가 되었다.

행운의 여신은 항상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 류현진 선수의 한방은 운이 아니라 준비된 한방이다. 낙천적인 성격과 두둑한 배짱, 그리고 강한 승부욕으로 항상 연구하고 훈련한 결과에 운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항상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언젠가는 한방이 있다.

한익수 소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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