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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유형은 어디에 속하는가
   
▲ 한익수 소장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그리스인 조르바>의 저자‘니코스 카잔자키스’는 1883년 지중해의 아름다운 섬 크레타에서 태어났다. 아테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파리에 유학하여 니체 연구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내 인생에 가장 큰 은혜를 베푼 것은 여행과 꿈 들이었다”라고 할 만큼 카잔자키스의 삶은 여행의 연속이었다. 책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그리스 전역은 물론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많은 작품을 썼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영혼의 자서전>, <최후의 유혹>, <미할리스 대장>, <오디세이아> 등이 있으나 그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은 <그리스인 조르바>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었고, 앤서니 퀸 주연의 영화로도 방영된 바 있다.

그 작품 속에는‘인생의 행복은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완벽한 자유를 구가하면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들어 있다.

인류에게 창조적인 정신과 위대한 영혼을 선물한 니코스 카잔자키스는 74세에 여행 중 백혈병 진단을 받은 뒤 몸이 점점 쇠약해져 가는데도 마지막 작품인 <영혼의 자서전>을 끝으로 글쓰기를 접어야 했다.

더 이상 쓸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죽음 앞에서도 쓰다 남은 글을 마저 쓰게 해 달라고 이렇게 시간을 구걸했다.“길모퉁이에 서서 손을 내밀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구걸하고 싶다. ‘적선하시오 형제들이여! 한 사람이 나에게 15분씩만 나눠주시오.

아, 약간의 시간만, 내가 일을 마치기에 충분한 약간의 시간만이라도 얻었으면 좋겠소.’그런 다음에는 죽음의 신이 얼마든지 찾아와도 좋겠소.”인간은 자신의 생명을 이렇게 몇 시간도 임의대로 연장할 수 없는 것이다. 그는 그의 <영혼의 자서전>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인간의 마음은 어둡고 굴복할 줄 모르는 신비이다. 그것은 영원히 입을 벌리기만 하는 구멍 뚫린 독이니, 지상의 모든 강물을 부어 넣어도 그냥 비어 목마르다. 가장 큰 희망도 그것을 채우지 못했다.”그가 태어난 지중해의 아름다운 섬 크레타, 그의 묘비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나는 무엇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I hope for nothing. I fear nothing. I am free.”

카잔자키스는 인간의 삶을 세 부류로 이야기한다.

첫째는 주어진 인생을 먹고 마시고 연애하고 돈 벌고 명성을 쌓는 걸 삶의 목표로 삼고 사는 사람들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오욕(五慾), 칠정(七情)을 위해서 사는 것이다. 식욕, 색욕, 재물욕, 명예욕, 수면욕을 채우기 위해 살고, 기뻐하다가 화를 내고, 즐거워하다가 슬퍼하고, 사랑하다가 미워하고, 하루하루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인간관계 속에서 파도를 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두 번째 부류는 자신의 삶보다 인류의 삶에 더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인간은 결국 하나라는 생각으로 사랑과 선행을 권하며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아인슈타인, 막스 플랑크, 에디슨, 스티브 잡스와 같은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사람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편리한 세상에서 살 수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전 우주의 삶을 목표로 하는 삶이다. 사람, 짐승, 나무, 모두 한 목숨인데 아주 지독한 싸움에 말려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의 삶을 좋게 하다 보니 다른 생명들이 해를 입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삶이다. 예수, 부처와 같은 성인들이다.

내 삶의 유형은 어디에 속하는가? 그리스학의 대가, 유재원 교수가 그리스어 원전을 직접 번역한 신간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읽으며, 역사의 풍랑 속에서 고뇌와 간절함이 담긴 실존적 삶을 살아간 조르바의 삶 속에서 삶을 사랑하는 법, 자유인으로 살아가는 법, 그리고 죽음 앞에 초연한 삶의 태도와 만나며, 지난 삶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보게 된다.

사람이 태어나서 최소 두 번째 부류의 삶은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 자신만이 아니라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서 내가 남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이를 위해서 지금 나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생각해보는 아침이다. 

한익수 소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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