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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만 잘해도 병이 낫는다.
   
▲ 한익수 소장

어느 초등학교에 호기심 많은 한 학생이 있었다. 질문이 너무 많아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다. 선생님께서 칠판에‘3+4=7’이라고 썼다. “선생님 질문 있어요.‘3+4’는 왜 7이 돼요?” 선생님이 양손을 들고 손가락을 구부려가며 설명을 했다.

“이거, 누가 만들었어요? 누가 만들었는지는 선생님도 모르지. 왜 몰라요?” 끊임없는 질문에 수업을 진행할 수가 없어 부모님과 상의한 끝에 군인가족인 이 학생은 군 수도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한편, 자대 배치된 지 얼마 안 되는 한 병사가 있었다. 이 병사는 잠자는 시간, 훈련받는 시간을 제외하곤 틈만 나면 새끼를 꼰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담요의 올을 풀어서 새끼를 꼬다가 잠이 들곤 한다. 옆에 있는 동료 병사의 담요에서 올을 풀어 새끼를 꼬기도 한다.

결국 이 병사는 조현병 증세가 있다는 진단을 받고, 군 수도병원 정신 병동에 입원하게 되었다. 공교롭게 이 군인은 호기심 많은 그 초등학생과 같은 병동 바로 옆자리에 위치하게 되었다.

이 군인 아저씨는 입원 후에도 노끈만 보면 계속 새끼를 꼬려고 해서, 병원에서는 아예 헌 담요를 침대 옆에 쌓아 놓고 마음대로 새끼를 꼬도록 배려했다. 옆자리에서 하루 종일 새끼 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호기심 많은 그 학생이 질문을 시작했다.

“아저씨, 뭐 하는 거예요? 응, 새끼 꼬는 거란다. 새끼 꽈서 뭐 해요? 팔지. 팔아서 뭐 해요? 담요 사지. 담요 사서 뭐 해요? 새끼 꼬지. 새끼 꽈서 뭐 해요? 팔지……“ 같은 질문과 대답이 하루 종일 반복되었다. 이 학생은 신이 났다.

다른 사람들은 두세 번만 질문해도 모두 피해 버리는데, 이 아저씨는 싱글벙글 하면서 대답을 잘 한다. 이렇게 하기를 한 주가 지나자 질문과 대답의 횟수가 점점 줄어들더니, 두 주가 되자 두 사람 모두 병이 나아서 퇴원하기에 이르렀다는 이야기가 있다.

몇 해 전 필자가 겪은 일이다. 퇴근길에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친 적이 있다. 6개월동안이나  물리치료를 받았는데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다른 정형외과에 한번 가 보라는 권유를 받고 그 병원의 진료실에 들어섰다.“사고 난지 얼마나 됐어요? 6개월 정도 됩니다.

어떻게 다치셨어요? 차가 뒤에서 받았어요. 노령이신데 6개월이 지나서도 안 나았으면 완치가 어려우니, 앞으로 그러려니 하고 지내셔야 합니다.”기가 막혔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의사가 환자에게 할 이야기가 아니다.

의사는 아픈 증상은 물어보지도 않고 결론부터 내린다. 병원에 다녀온 후 허리가 더 아픈 것 같았다. 어느 날 한 온천탕에 들려 허리 마사지를 부탁했다. 밝은 표정의 젊은 마사지사, 허리와 목 부위를 만져보더니 “혈이 많이 뭉쳐 있네요. 많이 아프시겠어요.

몇 번 마사지를 받으시면 나을 수 있어요.”큰 기대는 하지 않으면서도 마사지사의 확신에 찬 눈빛을 믿고 얼마간 마사지를 받았다. 나을 때가 되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몇 주 후에 완전히 나았다.

스티븐 코비 박사는“경청한 다음에 이해시켜라”라고 했다. 경청과 질문을 통해서 마치 양파껍질을 벗겨서 부드러운 내면의 핵심을 찾아내는 것처럼 세밀하게 진단을 한 다음 처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말을 잘하는 입이 아니라 들어주는 귀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 한다. 말 잘하는 사람보다 내 말을 잘 들어 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소통은 사람의 몸에 비유하자면 혈액과 같다. 혈액순환이 잘 되어야 건강한 것처럼, 소통이 잘 되어야 믿음이 생긴다.

소통의 첫걸음은 상대방 말을 인내심을 갖고 잘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된다. 감기약은 졸린 것 같은 부작용이 있지만 의사의 친절에는 부작용이 없다. 소통 잘하는 친절한 의사를 만나면 면역력 회복이 빨라져서 병도 빨리 낫는다. 병의 치료도 몸의 치료보다 마음의 치료가 먼저다. 소통이 잘 되면 병도 낫는다. 

한익수 소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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