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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이 없으면 내일이 없다
   
▲ 한익수 소장

내가 좋아하는 후배 둘이 있다. 한 후배는 교육공무원으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보람 있는 생활을 했다. 40대가 되면서 여유 시간을 활용해 어려서부터 하고 싶었던 서예공부를 시작했다.

서예가인 친구가 운영하는 서방에 일주일에 두 번씩 나가고, 집에서도 틈만 나면 붓글씨를 썼다. 이렇게 하기를 10여년, 2010년도 대한민국 서예대전에 입선하면서 드디어 서예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붓글씨 쓰는 것이 좋아서 정년을 2년 앞두고 조기 명예퇴직을 했다.

얼마 전 그 후배를 만났다.“선배님, 제가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잘 한 것이 하나 있다면, 40대 초반에 서예를 시작한 거예요. 덕분에 정년 후에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보람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이 후배는 칠순이 다된 지금도 복지회관, 문화회관 등에서 서예를 가르치며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용돈도 벌어가면서 인생 후반을 의미 있게 살아가고 있다.

다른 한 후배는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입사해서 30여년간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50대 후반에 정년퇴임을 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 후배는 퇴직 전부터 재무적 노후 준비를 착실히 했다.

강원도 경치 좋은 곳에 직장인들의 로망인 전원 주택도 하나 마련 했다. 자녀들도 다 결혼해서 손자 손녀도 보았다. 이제 아내와 틈틈이 여행도 하고 운동도 즐기며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할 만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시간이 되면 강원도 집에 한번 놀러 오라고 했는데 못 가다가, 지난 여름 원주에 강의 갔다 오는 길에 아내와 함께 그 후배 집에 들려 하룻밤을 지냈다. 멀리 동해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경치 좋은 곳, 넓은 잔디밭 정원, 나도 한때 이런 집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은 꿈을 가진 적이 있었다. 저녁을 함께 하면서 전원 생활이 어떠냐고 물었다.

“선배님, 장단점이 있어요. 처음에는 공기 좋고 조용해서 주로 이곳에서 생활했는데 사람을 만나거나 병원을 가려면 서울까지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좀 무료하기도 해요. 그래서 요즘은 주중에는 주로 서울에서 생활하고 주말에만 이곳에 와 있어요.

전원 주택 생활이란 남 보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예상외로 일이 많아요. 행여나 한 주 걸러서 와 보면 정원에 잡초가 장난이 아니 예요.”그렇게 만족스러운 생활만은 아닌 듯 했다.  

은퇴 후의 생활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리고 남들이 생각하는 것과 본인이 느끼는 것도 차이가 많다. 직장인들의 꿈은 정년까지 열심히 일해서 자녀들 뒷바라지 잘하고, 자녀들이 출가한 후에는 부부가 취미생활을 하거나 손자 재롱이나 보면서 사는 것이 소박한 꿈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불가능한 100세 시대가 되었다. 한 직장에서 정년까지 일하기도 어렵지만, 60세에 정년퇴임을 한다 하더라도 30년 이상을 바둑이나 두고 등산이나 하면서 살기에는 남은 기간이 너무 길다. 은퇴 후에도 일이 있어야 한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 편히 쉰다고 해서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나이 들어서도 내가 좋아하는 일, 남에게 도움을 줄만한 일이 있어야 자존감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늦어도 50대가 되면 아무리 바쁘더라도 잠시 숨을 몰아 쉬고, 평소에 내가 하고 싶었던 일,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깊게 한번 생각해보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의 쾌락을 좀 줄이고 시간을 절약해서 그 일에 공을 들이기 시작해야 한다.

정년 후에 시작하면 이미 늦다. 사람은 좋아하는 일,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힘이 생긴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있는 사람은70대도 청춘이다. 오늘이 있어야 내일이 있고, 내 일(My Job)이 있어야 내일(Tomorrow)이 있다. 

한익수 소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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