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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
   
▲ 한익수 소장

 최근 미니멀라이프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미니멀라이프란 필요한 것 이외에는 가지지 않는 심플한 생활방식을 말한다. 일본 도쿄 인근에 특이한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 30대 중반 두 자녀를 둔 주부 아즈마 가나코씨이다.

가나코씨 집에는 어느 집에나 있는 가전제품이 없다. 냉장고도 없고, 세탁기, 청소기도 없다. 에어컨도 없고, 2층 전통 가옥에 조명이라고는 전구 3개뿐이다. 서랍장에 옷은 달랑 세벌뿐이다.

한 달 전기 요금이 500엔(약 5,000원) 정도 되고 생활쓰레기, 음식 쓰레기도 거의 안 나온다.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고 오골계 메추리까지 키우며 유기농 자급자족까지 한다. 가나코씨는 이러한 일상을 ‘궁극의 미니멀라이프’라는 책에 담았다.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은 늘 모자라는 돈, 불안한 미래, 옷장과 수납장에 넘쳐나는 물건, 매일 나오는 쓰레기들, 지나친 편리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산골 오지도 아니고 도심 주택가에서, 너무 힘들지 않을까? 과연 이런 생활이 가능할까? “힘드시겠어요.”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에요?”라는 질문에 저자의 명쾌한 대답은 이렇다. "세탁기가 없어도 대야만 있으면 됩니다.

청소기가 없어도 빗자루만 있으면 됩니다. 냉장고가 없어도 식료품은 필요한 양만 사고, 상온에서 보존할 수 없는 것들은 며칠 이내에 먹거나 보존식품으로 만들기 때문에 냉장고에 쟁여 둘 일이 없어 오히려 신선한 식품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냥 이 생활이 좋기 때문에 하는 거예요. 세탁은 대야에 물을 받아 비누를 녹여 담가 두고, 오염이 심할 때는 빨래판을 이용하면 돼요. 청소는 기본적으로 빗자루와 걸레로 해요. 작은 텔레비전 하나 있지만 남편이 볼 때만 벽장에서 꺼내요.”

그녀의 집은 2층 일본 전통주택, 조명은 전구 3개가 전부이다. 거실과 부엌과 목욕탕에 한 개씩 있고, 기본적으로 어두울 때는 요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부엌 조명은 거의 쓰지 않는다.

낮 시간에 여러 가지 일을 끝내고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잠자리에 든다. 6살과 3살 된 아이들도 매일 저녁 7시경이면 잠자리에 든다. 당연히 에어컨도 없다.

여름에는 부채를 쓰거나 창문을 열어 통풍하고, 마당에 녹색식물을 키워 커튼을 만들고, 겨울이면 이불이나 담요를 덮고, 화로에 숯을 넣어 온기를 얻는다. 그녀는 미니멀라이프를 즐기다 보니 몸을 많이 움직이게 되어 몸도 머리도 건강해지고, 주변에 꼭 필요한 물건만 있으니 물건에 대한 애착이 더 생긴다고 말한다.

돈을 많이 쓰지 않고도 넉넉하게 살 수 있고, 남과 비교할 필요도 없으니 항상 있는 것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50년대 우리 부모님들께서 사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그때는 모두 그렇게 살았다. 현대문명의 편리함을 뒤로하고 모두 이렇게 산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그 정신은 본받을 만하다. 버리고, 비우기의 최고 경지는 ‘욕심과 집착 내려놓기’이다. 비우고 덜어내다 보면 정말 우리 삶에서 간절히 덜어내야 할 것이 물건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불필요한 인간관계, 상념, 걱정, 식욕 등 비워야 할 대상은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매일 블랙 터틀넥, 리바이스 청바지, 뉴발란스 운동화만 고집했고, 페이스북 창설자 저커버그는 회색 티만을 선호했다고 한다.

같은 옷을 즐겨 입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첫째는 유니폼이 주는 단결성을 나타내기 위함이고, 둘째는 옷 고르는데 걸리는 시간을 절약해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데 쏟기 위함이라고 했다.

물질 만능시대에 풍요 속에 빈곤을 느끼며, 남과 비교하느라 스스로 불행해하는 현대인들에게 단순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익수 소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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