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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한 자루 촛불을 켜라
   
▲ 유인봉 대표이사

크리스마스 트리를 다시 꺼내 장식하고 불을 밝히는 일이 참 고맙고 즐거웠다. 아주 오랫동안 겨울이면 크리스마스 트리를 다시 꺼내면 정말 다시 어린아이처럼 기쁜 마음으로 돌아가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 옆에 색색의 초를 놓아두면 참 근사하다.

향이 은은한 것이라면 더욱 좋다. 이다음에 손자 손녀들과 함께 멋진 트리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면서 웃음이 돈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것 중에 촛불을 켜고 밝히는 것도 들어 있을지 모른다.

나는 유난히 빛을 좋아해서 여기저기 불을 켜는 것을 좋아한다. 촛불을 켜는 것도 매우 즐긴다. 다소 우울하거나 혼자 밥을 먹거나 혹은 아침 일찍 일어나 촛불을 켜 두는 일이 일상이 된지 오래이다.

붉은색의 초도 좋고 색색의 고운 초들을 모아놓고 불을 켜보는 일도 취미가 된지 오래다. 이왕이면 초 같은 선물도 좋다. 은은한 향이 감도는 초를 고르며 코 끝에 닿는 향을 맡아보는 행복은 결코 양보하고 싶지 않은 즐거움이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면서도 초 한자루를 켜 놓으면 분위기가 그만이다. 어쨌든 오랜동안 촛불을 켜가며 작아지려는 마음을 다스려왔는지도 모른다. 촛불을 켜두면 좋지 않은 냄새를 없애준다고 하는데 우울한 마음도 몽땅 가져가고 분위기를 돋우워준다.

우리들의 마음도 때로는 잠시 잠시 어두워진다. 아침이 되고 밤이 되면 어둠이 찾아오듯이 마음도 때때로 아침도 되고 밤도 된다.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하지만 우리들의 마음을 다스리며 산다는 것이 이성적인 노력과 더불어 감성적인 노력이 더해지면 더 효과가 만점이다!

정말로 어려울 때는 사람을 피하기도 하고 오직 홀로 마음을 다스려야 할 때가 있다. 아프고 슬픈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란 바로 마음을 밝히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은 촛불하나도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다. 행운이 깃드는 정원인 마음이야말로 늘 돌보아줄 필요가 있고 살살 다루어가며 살아가는 거다.

겉으로 참 씩씩해 보이는 사람도 상처에 강한 것은 아닐 수 있고 말로 입은 상처를 평생 잊지 못하고 사는 이들도 있다.
촛불은 어두운 생각을 거두게 하는 고요한 힘이 있다. 그 붉은 빛 고요한 가운데 기운이 다시 살아나고 촉촉해지는 그 행복한 일을 누려볼 일이다.

슬픔은 녹이우고 기쁨은 밝게 하며 살아가는 하루하루의 삶이 우리들에게 주어져 어느사이 한 해가 보름여 남았다.
촛불을 바라보면 간혹 내게 남아 있는 알 수 없는 시간을 묻게 된다.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며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던 생각과 고민들이 풀어져나가는 모습을 보게도 된다.

어디까지 달아나던 생각이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게 만드는 힘도 있다. 인생을 마주하고 세상이 전달하고 만들어내는 여러 흐름에 대해 고요하게 담아내고 풀어내는 시간이기도 하다.

마음의 어둠속에서 웅클어 졌던 것들이 떠올려지고 읽혀지게 된다.
지금은 촛불하면 알러지를 일으킬만한 이들도 있고 다른 시대가 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늘 음미하고 싶은 고요한 시간이야말로 촛불을 바라보는 그 순간이다.

아득한 빛의 향연과 색을 바라보면 슬픔도 외로움도 걱정도 어디론가 증발해 버리고 마는 그 작고 위대한 촛불의 흔들림에 늘 마음을 두고 산다. 12월의 중순, 이쯤이면 다시 돌아 돌아 자신에게 귀의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지치고 힘든 날들이었지만 그래도 다시 희망의 촛불을 켜는 눈빛이어야 한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를 잃기도 하고 슬픔의 큰 나무들이 너무 자랐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외로움과 슬픔을 넘어 다시 겨울을 건너야 하는 당위 앞에 당당하게 마주해야 한다.

촛불이 고요하게 타 내려가는 그 기운을 통해 너무 과하지 않게 하나의 촛불로도 넉넉한 빛의 향연을 볼 일이다. 우리는 누구였고 누구여야 하는가!  아주 작은 촛불아래서 초도 녹아내리고 마음도 녹아내리고 보이는 형체였지만 액체의 맑은 빛으로 존재하는 그 모습에서 고정적인 불변의 것은 없음을 음미한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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