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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알아보고 꽃으로 거두는 일
   
▲ 유인봉 대표이사

마지막 단풍이 그렇게 곱다. 거기에 더해서 먼저 잎이 다 떨어진 오래된 나무 곁에 서 있는 붉은 단풍나무와 그 잎들은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정말 환상적이다.

두 나무가 하나가 되어 피어 있는 붉은 꽃이다. 두 나무가 하나의 모습으로 보이는 현상은 사실인 듯 사실이 아니지만 그토록 아름답고 조화롭다.

세상사가 다 돌아가는 일도 인연들이 함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며 꽃을 이루는 것이다. 숲도 빨간 손 같은 단풍만이 아니라 잎 다 떨어진 고목이 그 곁에 서 있어서 둘이 되고 꽃이 되고 숲이 된다.

인간사도 그렇다. 행여 자신이 대표성을 갖는다고 하여도 그것은 어쩌면 이니셜(initial), 한 면이다. 어떤 것도 혼자 이룩한 일이 아니기에 더더욱 겸손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모든 것은 단수가 아닌 복수의 개념으로 보인다.

사람살이는 단수로 사는 것이 아니라 복수로 살아가는 일이다. 내 안에 너 있고 네 안에도 내가 필요해서 복수로 묶어가며 사는 일이다. 그래서 때로는 어렵기도 하다.

가장 어려운 일 중에서 누구를 알아보고 때로는 거둘 일을 외면하지 않는 일이다.
지금은 내가 대접하고 거둘 자리에 있지만 언젠가는 자신도 누군가에 의해 건져지고 비바람을 피해가는 우산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누구에게 심든 그것은 자신을 위해 심는 일이다.
모든 것이 돌아 돌아 다시 만나지는 날이 있다. 곁에 섰던 이가 나보다 앞설 수도 있고 뒤에 있어 주목하지 않았던 사람이 나를 깨우치게 하는 선생이 되기도 한다.

날마다 만남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이어진다. 그 만남의 인연들을 잘 추스르고 조금만 힘쓰면 손 잡아줄 수 있을 때 기꺼이 피하지 않을 일이다. 돌아보지 않은 시간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면 아무리 후회를 해도 소용이 없어진다.

인연들을 너무 섭섭하여 돌아서게 하지 말고 잘 추스르는 일이야말로 미래의 걸림돌이 없게 하는 일이며 미래의 초석을 미리 놓는 일이다.

한 해를 살다보면 작고 큰 부딪침이 있을 수 있지만 너무 늦기 전에 스스로 마음과 몸의 올무를 풀어내자. 죽는 일이 아니면 다 괜찮다.

다소 억울했던 일이나 기억들도 풀고 나면 아무 일도 아니었음을 알고 웃게 된다. 지나가면 그것도 모두 꽃이었던 시간이다. 어떤 자리에 서 있어도 높으면 높은 대로 낮으면 낮은 대로 숲이 아니라 그 숲의 한 그루 나무였고 단품이었음이여!

둘이 어울리고 셋이 함께 있어 우리는 숲이 된다. 숲은 모두 한 방향으로만 나뭇가지가 뻗어 가지 않는다. 어쩌면 이리 삐뚤 저리 삐뚤하지만 그래서 자연스럽다. 이리 저리 사느라고 힘들게 가지를 뻗어야 했던 시간들이 곡선의 미학을 만들어내며  그것이 숲의 자유함이다.

지금은 자신이 내려다볼 수 있는 것 같은 이들이 실은 신의 모습으로 내곁에 온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이왕이면 웃음으로 대할 일이다. 자신이 전한 감동이 상대방에게 그렇게 약이 되고 다시 살 수 있는 힘이 될 줄 누가 알랴!

그렇게 잘 된 이들의 소식이 귓가에 들려올 때 기쁨이 가슴으로 들어오고 뱃속 가득 평화로 가득하게 하는 그 행복을 누릴 일이다. 하루 하루의 발걸음이 이왕이면 누군가에게 힘을 실어주는 말과 손길이기를 기도할 일이다.  

내가 비록 꽃이 아닌 단풍의 시간일지라도 누군가의 꽃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서로 꽃으로 피어나기를 바란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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