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연재 혁신의 비밀
고객은 언제 만족하는가?
   
▲ 한익수 소장

얼마 전 손위 동서의 결혼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금혼식 행사가 있었다.

가족들만 모이는 조촐한 행사다. 형님은 40여 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모범적인 가장으로서 행복이 저수지처럼 그득한 가정에서 2남 1녀를 잘 키워 출가시켰고, 이제 손자 손녀도 일곱이나 된다.

삼 남매 중 장남만 국내에 살고, 큰 딸과 막내아들은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 이날 모임은 부모님의 결혼 50주년을 계기로 평소에 자주 만나기 어려운 가족들이 모처럼 함께하는 귀한 자리였다.

모임 장소에 가서 먼저 오늘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보았다. 사회는 막내아들이 보기로 했고, 부모님도 모르게 삼 형제가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을 잘 준비했다.

먼저 사회자가 간단한 인사와 함께 오늘의 일정을 소개한 다음, 식사를 하면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 것을 시작으로 자연스럽게 식이 진행되었다. 먼저 큰 아들과 사위가 축하 인사를 한 다음, 아버지의 답사가 이어졌다.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온 가족의 ‘결혼 축하합니다’ 노래가 울려 퍼질 때는 부모님의 얼굴에 미소와 행복감이 넘쳐흘렀다. 사회자를 불러서 중간에 이벤트 하나를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사실은 오늘 행사를 위해 축의금 봉투를 하나 준비해 갔는데 받지 않아서 손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었다. 마이크를 잡았다. 봉투를 나누어주기 전에 한 사람씩 나와서 3분 스피치를 하도록 했다.

먼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특별히 고마웠던 추억을 하나씩 이야기하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과 꿈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예상외로 뜻있는 이벤트가 되었다.

어려서부터 해외에서 공부한 손자 손녀들도 모두 뚜렷한 자기 주관과 조리 있는 스피치를 했다. 초등학생에서 대학생에 이르는 손자 손녀들의 이야기를 뜯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표정은 한없이 흐뭇해 보였다. 마지막으로 막내의 순서다.

현재 호주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영헌이’는 외국에 나가기 전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했던 가족여행의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호주에 간지 1년이 지났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고 싶었어요. 저의 꿈은 영화감독 이예요.

훌륭한 영화감독이 되어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 거예요. 그때까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가슴이 뭉클하는 순간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린아이이지만 그 속에는 알찬 꿈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손녀딸들이 정성껏 준비한 가족 이야기가 담긴 동영상을 감상하고 사진촬영을 끝으로 오늘 행사가 마무리되었다.
화려한 호텔 뷔페에서 유명 연예인의 사회로 여흥을 즐기며, 값비싼 선물을 교환하는 화려한 금혼식 못지않게 자녀들의 마음과 정성이 담긴 감동이 있는 행사였다.

행사가 끝난 후 나오면서 형님은 나에게 이런 말을 건넸다. “동서 고마워. 오늘 참 행복했어. 특히 손자 손녀들의 알찬 장래 포부를 듣는 것이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오늘의 주인공이자 주 고객은 할아버지 할머니다. 고객은 만족하기를 원한다. 고객은 언제 만족할까? 만족도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실제치 나누기 기대치, 곱하기 100  (만족도=실제치÷기대치x100)이다. 기대치 이상이면 만족도는 올라간다.

그래서 때로는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곤 하는 것이다. 어떤 행사를 준비할 때 장소, 음식, 손님 접대, 모두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공의 만족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소망은 자녀들 그리고 손자 손녀들이 잘되는 것이다. 손자 손녀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으로 꿈을 이야기할 때 할머니 할아버지는 온몸에 기쁨의 앤돌핀이 솟았을 것이다.

가수는 노래 부를 때 즐겁고, 강사는 강의할 때 즐겁다. 아주머니들은 수다 떨 때 즐겁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손자 손녀 자랑거리가 있을 때 즐겁다.

 

 

 

 

한익수 소장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익수 소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