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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리더십
   
▲ 한익수 소장

 이제 돌이 지나 겨우 걷기 시작하는 외손자와 장난감 농구 대에서 공놀이를 하다가 점프하는 시늉을 했다. 손자가 흉내를 내다가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아기들은 어른들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면서 성장한다.

영아들과 소통하려면 아기들의 눈 높이에서 함께 놀아야 한다. 아기가 기어 다닐 때는 함께 기어주고, 걸을 때는 함께 걷고, 앉으면 함께 앉아서 놀아줘야 좋아한다. 음식을 줄 때는 의자에 앉히거나 무릎을 꿇고 앉아 아이와 눈 높이를 맞추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보여줄 때도 이야기를 엮어서 수준에 맞는 언어로 말해주면 좋아한다. 아기들도 어른이나 마찬가지로 스토리를 좋아한다. 유아기가 되면 아이들은 어른들을 모방해서 가상 놀이를 시작한다.

다양한 놀이와 체험활동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신체와 정서가 성장하게 된다. 이때는 아이들이 잘 못을 했을 때도 나무라기보다는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다양한 질문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잘못을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을 지낸 ‘개미박사’로 유명한 최재천 교수는 한 시상식에서 초등학생 어린이에게 상을 줄 때 어린이와 눈 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꿇고 시상을 했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다.

최 박사는 이러한 눈높이 리더십을 발휘하여 서천의 애물단지 국립생태원을 3년 만에 매년 100만 명이 찾는 명소로 만들었다.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최 교수는 ‘여왕개미 리더십’을 강조한다.

“개미의 세계에서 여왕개미의 역할은 한정적이고 일은 일개미에게 맡깁니다. 조직의 권위를 내려놓고 조직의 규범과 방향성만 정해 놓고 뒤에서 지켜보며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많이 가졌더니 성과는 저절로 나오더군요.”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명령과 통제로 일관하는 자기중심적 리더보다는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직원들을 고객으로 대하는 리더가 존경 받는다. 탁월한 능력을 가진 상사 밑에서 오히려 조직의 역량이 떨어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직원들의 수준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직원들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의욕상실과 자포자기에 빠져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된다. 직원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육성의 대상이다.

리더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초인적인 존재가 아니라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달성 방안을 공유하며, 소통을 통해 직원들이 창의적인 노력으로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람이다.

소통의 기본은 경청, 칭찬, 인정이다. 사람은 자기를 인정해 주는 사람을 따른다. 사마천의 ‘사기’에 이런 말이 나온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기쁘게 해주는 사람을 위하여 얼굴을 꾸민다(士爲智己者死, 女爲悅己者容).”

리더가 강압과 권위로 군림하며 섬김을 받는 시대는 지났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섬기는 리더십이 존경 받는다. 리더는 직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리드할 수 있고, 부하들이 진심으로 따르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리더가 구성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내 눈과 귀를 열어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인정해 주어서, 구성원들 각자가 내 위치에서의 리더는 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리더십이 눈높이 리더십이다.

한익수 소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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