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1동사무소와 대곶면 사무소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유시장의 자서전 ‘녹색연필’의 유통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포1동사무소의 S씨는 책이 처음 발견될 당시 “존경하는 인물이 책을 써 개인적으로 40여권을 구매해 아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발견된 책은 무려 80여권. 책 뭉치 위에는 16개라는 표시가 적혀 있었다.

한 시민은 “누가 책을 수십권씩 스스로 사서 나누어주겠냐”며 “그럼 나머지 책은 뭐냐”고 물었다. 또 책이 무더기로 발견된 대곶면사무소에서는 무료배부인 줄 알고 이장단 사서함에 넣었다가 부랴부랴 회수했고 일부는 회수하지 못했다.

한 공무원은 “무료배부인 줄 알고 책을 배부했다가 회수했는데 결국은 직원이나 이장단이 책을 사야하는 것아니냐”고 말했다. 그리고 같은 면의 또 다른 공무원에 따르면 책은 면사무소뿐 아니라 다른 기관에도 배포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공무원은 “면사무소에 배당된 책 외에도 100권의 책을 시에서 받아다가 D어린이집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책을 시중 판매하고 있는 H서점에서도 책이 다량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서점 대표는 유시장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며 “비서실과 협의해 위탁판매하고 있고 4, 5백권을 팔았다”고 말했다. 반면 H서점 종업원은 한두권씩 보다는 단체에서 수십권씩 사가고 있다며 “1000권 정도 팔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책을 사는 사람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메모했다. 그러나 책을 사간 곳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일선 면사무소에서는 책이 시에 의해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고, 시 행정과와 비서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시가 책을 강압적으로 유통시켰다는 지적, 김대중대통령이 발표한 공직기강 해이에 해당되는 사례. 그리고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일선 서점에서도 책이 다량으로 판매된 것에 대해서는 후원회를 통한 유통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포시선관위 조사계장은 “통상적 판매를 제외한 모든 판매와 유통은 불법”이라며 특히 정치인이기 때문에 무료배부나 통상적 판매행위를 벗어나는 행위는 더욱 안된다고 말했다. 또 후원회는 정당이나 국회의원에게만 가능하다며 “단체에게 책이 판매·유통되는 것도 불법”이라고 못박았다.


사진설명 : 대곶면사무소에서 유통되고 있는 책. 일선 면사무소에서는 책이 시에 의해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고, 시 행정과와 비서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있다.

심재식 기자  p4141@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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