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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천명에게 밥 주는 일로 새벽을 연다이재순 영서 한식뷔페실장
   
 

천사표 꼬리표를 달고 사는 이재순(61세) 영서한식뷔페 실장의 하루는 누구보다 일찍 시작된다. 동이 트기 전 새벽 2시 40분이면 어김없이 출근한다. 삼시세끼 1천명 고객의 밥과 반찬을 책임지는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서이다.

“눈을 뜨고 일어나면 나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 잘되게 해달라고 인사를 하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마른 체형이지만 고지혈 당뇨 등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름은 조금 타지만 건강해요”

이재순 실장은 언제나 어디서나 자신이 근무하는 곳에서 솔선수범함으로써 보배가 된 사람이다. 그가 일하는 영서한식뷔페는 줄서서 먹는 집이다. 현장 근무자들이 밥 때가 되면 꼬리를 이어 줄을 선다. 11시쯤에 가야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어떤 분들은 30년 돌아다니면서 밥 먹어보아도 여기가 최고라고 하세요.”

일을 즐기며 하는 탓에 열흘을 쉬어본 적도 있지만 좀이 쑤셔서 못 쉬었다는 이재순 실장은 타고난 부지런한 사람이다.
“서울서 온지 30년이고요. 남편이 부도나고 김포에 와서 구내식당을 다니며 공장식구들 밥을 해 주기 시작했어요”

그것이 어려움에 처한 현실을 타파해 나가게 된 이재순 실장의 선택이었고 출판사에 근무했던 멋쟁이가 오직 식당업에 종사하게 되었던 시작이었다.

2012년에 시집(하늘아래)을 발간하기도 한 문학인이기도 한 이재순 실장은 섬세하고 독특한 식감을 가지고 있다. 유명한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 배우며 밥과 반찬 만들기를 하는데 손이 저울이다. 오히려 남이 보기에는 슬슬 놀 듯이 일한다고 한단다.

이른 새벽 5시 30분이면 식사가 가능한 곳이 장기동에 위치한 영서한식뷔페이다. 그곳, 그시간이면 그의 손맛이 녹아 만들어진 생명을 살리는 밥상이, 먹을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장님 또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재료를 아끼지 않기 때문에 참 고마운 분입니다” 이재순 실장은 자신이 주인처럼 책임경영을 하며 보람을 찾고 상대방에게 싫은 소리를 못하는 착한 사람이다. 그러한 착함이 자신의 인생과 가정을 튼실하게 지켜냈던 원동력이다.

꽃다운 나이 스물 아홉에 막내 아들을 낳고 큰 병인 암에 노출되었던 이재순 실장의 삶은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코 녹녹하진 않았다. 하지만  결코 병을 무서워하지 않고 아프면 아픈가보다하며 이겨냈다.

시아주버니13년의 병수발과 조카키우기와 19년에 걸친 시어머니 수발이 끝나자, 위암이신 친정어머니를 위해 뒷바라지를 했다는 이재순 실장의 삶의 스토리는 그 자체가 대단하다.

자분자분하게 말을 이어가는 그의 손은 얼굴보다 더 커보였다. 얼굴에는 백반증이 있는 몸이지만 그는 아프다는 생각 자체를 안하고 산다.

효부상을 효자상으로 남편에게 돌아가게 했다는 그의 눈동자는 수정처럼 맑다. 고생이 고생이 아니었고 모든 것이 수행이었다.
하루 1천명의 고객들이 그가 만든 밥상을 받는다. ‘밥을 주는 일이 제일 좋은 일이다’는 그의 철학을 담은 밥을 듬뿍듬뿍 먹고 현장으로 가는 사람들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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