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그 뒤편의 그늘!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이렇게 막으면은 참 살기가 곤란하지. 여기 가난한 사람만 살았지 넉넉한 사람이 없었거든…”이제는 수도권매립지의 일부가 되어버린 갯벌을 바라보는 대벽리 노인의 말이다.
80년까지 대명포구보다 큰 어획량과 어획군을 가지고 전 주민이 어업활동을 했던 마을은 지금 황량한 매립지 벌판에 흔들리는 갈대와 수도권매립지 땅임을 알리는 간판, 경계철조망이 마을 주민들의 집까지 잘라가며 높게 세워지고있다.
불과 20년 전까지는 집집마다 배를 부리던 마을은 갯벌매립과 채석장의 공포스런 굉음, 마을 옆에서 날아오는 검은 먼지, 마을에 지는 저녁노을을 가릴 만큼 큰 공장의 완공, 그리고 채석을 하고 깊이 페인 자리에는 시커먼 폐주물사와 광재가 혼합된 건설재활용재가 부어지고 있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는 마을 주민들에게‘이제는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암시나 하듯 높은 철조망이 바리케이트처럼 마을을 둘러치고 있다.
그들은 나랏님이 하는 일이라고 반대 한번 하지 않았다. 갯벌을 메워 토지를 주겠다고 하기에 그말만 믿었다. 공장을 짓고 피해 보상을 해준다기에 얼마를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바다와 갯벌, 삶의 도구였던 배를 합쳐 받은 보상은 70만원. 농지는 온데 간데 없고 수도권매립지(쓰레기장)라는 간판만 덩그라니 세워졌다.
그들은 이제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단지 순수하다는 이유로, 믿었다는 이유로... 지금도 쫓겨나는 것이 아니라 떠난다는 생각을 하면서…취재를 마치고 나올 때 마을길을 뛰어 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은 여전히 순박하고 밝기만 했다. 누군가 저 아이들의 삶을 책임져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이제는 동아건설도 무너졌지만 얼마 후면 매립지 보상협의에 김포시 관계자가 참여하게 된다고 들었다. 회의에 참여하기 전에 현장을 한번 가 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살아보아야 느끼는 순진한 원주민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알고 회의에 참석했으면 한다.
심재식 기자 p4141@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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