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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개혁의 도구,‘마법의 빗자루’한익수 RBPS경영연구소 소장
   
▲ 한익수 RBPS경영연구소 소장

중견기업 사장으로 일을 시작할 때다. 김포 양촌 산업단지에 신규 공장을 건설했다. 
공단을 조성하고 있던 시기라 공장주변이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새 공장을 지으면서 체력단련장, 교육장, 식당, 조경 등 직원 복지시설을 만드는데 정성을 쏟았다. 어느 회사 못지 않게 깨끗하고 널찍한 식당도 만들어졌다.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식단 메뉴도 개선했다. 직원들이 모두 좋아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며칠 지나자 식당 안이 오염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식사시간이 끝나면 깨끗한 식당 바닥에 발자국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지저분해졌다. 

식당으로 올라가는 층계는 흙투성이다. 공장 주변이 지저분하니까 식당이 오염되는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아침 일찍 출근해서 공장 주변을 자세히 돌아 보았다.

그리고 사무실로 올라와 문제 해결 5단계 시트를 펴 놓고 해결 방법을 정리했다. ‘현상파악 : 공단 조성 중이라 주변 도로에 흙이 많아 공장 내부로 흙이 유입된다.

긴급조치 : 식당에 들어갈 때 작업화를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고 들어간다. 근본대책 : 공장 내외를 깨끗이 하여 오염원을 근본적으로 없앤다.’ 

다음날 아침, 근무 시작 30분 전에 출근해서 혼자 빗자루를 들고 정문 주변 청소를 시작했다. 공장이 깨끗해지려면 출입구가 깨끗해야 되기 때문이다. 한 임원이 와서“사장님, 빗자루 주세요. 제가 하겠습니다”했다. 

“김 전무, 나는 청소를 계속할 할 생각이니 하고 싶으면 함께 합시다” 
임원들과 함께 한 달 가량 매일 아침 청소를 하니 정문 주변이 깨끗해졌다. 어느 날 아침 청소를 마친 후 임원들과 커피를 한잔하면서 이렇게 제안했다. 

“이제 정문 앞은 많이 깨끗해져서 나 혼자 해도 될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계속 청소를 하고 싶으면 여러분 공장 앞에 가서 하면 좋겠어요.” 공장장들이 공장 입구에서 청소를 하면서 부서장, 감독자들이 빗자루를 들기 시작했고, 전 직원이 근무 시작 전 자기 작업장 주변을 청소하고 일을 시작하는 아침청소 운동으로 정착되어 갔다. 이렇게 몇 달이 지나니 작업화를 신고 식당에 들어가도 오염되지 않는 환경이 되었고, 공장 바닥도 식당 수준으로 깨끗해졌다. 먼지 없는 일할 맛나는 공장이 된 것이다. 직원들의 의식개혁을 바탕으로 안전사고, 장비고장이 점차 줄었다. 
생산성이 향상되었고, 품질도 획기적으로 좋아졌다. 그 해 대한민국 기업혁신대상도 받았다.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벤치마킹 하러 오는 혁신의 모델공장이 되었다. 빗자루 하나로 시작된 혁신 운동이 직원들의 의식을 바꾸고 회사를 바꾸었다. 

긴급조치는 근본대책이 마련될 때까지만 필요한 것이다. 화재를 진압하고 신속하게 인명구조를 하는 것은 긴급조치에 불과하고,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바탕으로 안전시스템이 작동되어 화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근본 대책이다.

인간에게는 내면적 의식 속에 자유의지가 있다. 생각과 감정의 자유, 의견과 주장의 자유, 각각의 개성에 맞게 자기 삶을 설계하고 자기 좋은 대로 살아갈 자유, 반면에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양심의 자유도 있다.

인간의 모든 갈등은 이러한 자유를 통제하려는 데서 발생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국가라도 국민들에게 무엇이든 강요할 자유는 없는 것이다. 대신 국가는 개인의 노력과 발전을 북돋우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데, 이것은 바로 지도자들의 솔선수범에 달려 있다. 

법이나 제도로 적폐를 청산하는 것은 긴급조치이고, 의식 개혁을 통해 적폐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적폐를 없애는 근본 대책이다.

빗자루에는 자연을 살리고 환경을 살리고 조직을 살리는 마법의 힘이 있다. 가정을 깨끗이 하면 가정이 변하고, 공장을 깨끗이 하면 공장이 달라지고, 국가가 깨끗해지면 적폐 없는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주변이 깨끗해야 부조리가 보인다. 매일 운동을 하면 몸이 건강해지고, 매일 빗자루를 들면 정신이 건강해진다. 빗자루에는 사람의 의식을 바꾸는 마법의 힘이 있다. 

한익수 소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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