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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봄의 언덕에서유인봉 대표이사

저녁 하늘에 정월의 보름달이 점점 커져가는 모습이다.

눈썹같던 달이더니 하루 하루 그 모습이 반달이 되는 것과 포근한 봄의 기운이 굳어 있던 대지를 더욱 녹이고  봄과 겨울의 기운이 서로 봄인듯 겨울같고 겨울인가 하니  봄으로 커져가고 있다.

김남주 시인의 “사랑만이/ 겨울을 이기고/ 봄을 기다릴 줄 안다/사랑만이/ 불모의 땅을 갈아엎고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릴 줄 안다/천년을 두고 오늘/봄의 언덕에/한 그루의 나무를 심을 줄 안다...인간의 사랑만이/사과 하나 둘로 쪼개/나눠 가질 줄 안다”고  누군가 보내 준 한 귀절이 그렇게 더욱 귀에 들어온다.

그토록 사랑으로 한 호흡 한 호흡을 살아 겨울을 건너온 것과 사랑으로 다시 불모의 땅을 일구어 낼 힘을 느끼고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일까!

추위에 견디며 봄을 소원하는 그 사이로

그래도 올해는 ‘사각 사각’ 얼음을 지치며 밀고 나가며 열정으로 감각하는  “평창”이 있었다. 선수들은 뛰었고 우리는 눈과 귀를 그들에게 고정시키며 같이 사랑으로 희망을 일구어 가며 열렬한 박수로 하나가 되며 응원했다. 

전세계의 겨울이 “평창”에서 아름답게 펼쳐지고 스케이트의 하얀 날이 보름달 같은 빙판에서 이리저리 미끄러지는 향연과 가슴 뭉클한 위로들은  더할 나위없는 행복이었다. 선수들이 각자의 목표를 향한 강한 스피드를 내고,  남북이 ‘우리는 하나다’라며 응원하는 모습은 마치  새봄의 언덕에 달이 차오르는 모습 같았다.

가장 어려움을 통과하는 동안에  사연도 많고 사랑의 하얀 빛과  푸른 희망을 만나는 스토리가 너무 많았다.

사람과 사람이 희망이 되고 건널목이 되어 겨울을 서로 건너게 하고 빛나게 하는 땀의 장면들 속에서 아무리 어려워도 천년을 희망하며 봄의 언덕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 같은 에너지의 공유를 서로 느끼고 만난다.  

한 해  겨울이 그냥  지나가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추운 겨울을 이긴 사람만이  봄의 문턱에서 더 새롭게 자신의 삶을 느끼고 생명력을 갖는다.

봄이 되고  풀리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자,  우리 몸에도  무언가 다시 움직이고 살아나는 새 힘을 스스로 알게 한다.

물론 아직 풀리는 날씨 속에도 ‘가시’는 있다. 살 속을 파고 드는 차가움은 잘못하면 겨울추위보다 더 무서울 수도 있다. 하여도 언제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가 만난 순간 순간이 가장 중요하고 좋은 것이었다라는 믿음이다.

인생이란 거창한 무엇만이 아니라 순간 순간의 작은 점과 같은 행복으로 빛나는 그 짧지만 강렬한 기쁨조각이어도 좋다.

가장 어려운 시름을 건너가며 잠시 만난 평창은 그래서 평화였고 희망이었노라고 기록하자.

한반도의 일촉즉발의 위기와 어려운 분위기에서 모두의 축제의 장이 되던 빛나던 평창의 개막식과 폐막식이 많은 이들의 가슴에 별이 되고 빛이 되고 보름달 같은 넓은 빛으로 둥굴게 되었으면 좋겠다. 누군가 말했다. ‘실감이 안나는 일들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아름다운 평화만을 실감하고 또 실감할 일이다. 두려움으로 그려지는 전쟁과 일체의 어두움은 우리의 마음에서부터 겨울먼지 털어내듯 탈탈 털어낼 일이다. 그것은 작은 불씨, 평창이 우리에게 준 긍정이미지와 자신감이다.

이제 정월 보름달이 뜨는  봄날에 더욱 환한 희망이 이어가자. 아홉가지 나물과 오곡밥을 지어 나눠 먹으며 힘을 내고 또 내자고 격려할 일이다. 그리하여 천년을 살아낼 봄 나무 하나를 봄의 언덕에 심자!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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