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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서 걸어 나온 창포

400여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단오제는 무더위가 시작되는 음력 5월 5일 창포 삶은 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여 피부병을 예방하고, 아이들에게는 피부병이 예방된다는 의지를 갖게 하는 선조들의 슬기와 생활 속에 지혜로움이 남아 있는 행사다.

단오제를 비롯한 대부분의 축제는 절기와 기후의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잔치마당을 열어 적절한 휴식과 “기‘와 ”끼“를 나누고 발산하는 우리문화의 자연과 동행하고 상생하는 보편적인 특징을 갖고 있기도 하다.

2005 김포 단오제는 6월 11일(토)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로 심리적으로 몇 배의 부담감을 갖고 준비를 하게 된 행사다. 다행스럽게 화창한 날씨 덕에 예정된 프로그램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이번 단오제는 예년과 다르게 창포물로 머리감기와 개떡 만들기, 황토염색, 황토 달걀 굽기 등의 무료 체험행사와 마들 농요(서울 무형문화재) 초청과 통진 두레놀이 시연, 씨름과 그네뛰기 대회 등으로 확대하여 마련했다.

단오제 행사에서 단연 관심을 모았던 창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 하천에서 자라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에서 이름으로만 듣다가 뿌리와 잎을 손과 눈으로 직접 보고 창포에도 향기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신기함에 들뜬 시선과 관심으로 나중에는 창포물과 창포 잎 하나 남기지 않고 동이 나는 인기를 누렸다.

창포 다음으로 손수건 5백장을 준비해서 마련한 염색코너는 장미와 황토 두 가지 체험행사로 진행 하였다. 우리가 밟고 다니는 땅이 우리가 입고 사용하는 손수건과 옷에도 훌륭한 물감이 되며, 아이들에게 황토 촉감을 느끼게 하고 친근감을 갖게 하는 행사가 됐다.

600개를 준비한 달걀 굽기는 시작 후 몇 시간 만에 준비한 것이 떨어지고, 그네뛰기에 참여했던 수참리에 사시는 할아버지는 소시 적에 남산으로 그네뛰기를 보러 다녔던 이야기와 옛날을 회상하며 그네를 타보는 모습에서 그리움을 읽을 수 있었다.
  
김포 최초의 벼 재배지가 있는 통진읍 가현리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들은 어렸을 적 그네뛰기 대회가 있었다는 것과 창포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였다는 말씀을 하신다. 7년 전부터 통진읍 가현리 운동장에서 두레행사를 통하여 명맥을 이어온 통진 두레놀이 보존회의 단오제는 김포 단오제 역사와 연속성을 갖고 있음을 알게 한다.

2005년 행사장소를 가현리에서 조각공원으로 옮기면서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마련한 단오제가 부족한 점은 많았지만, 얼마 전 우리 동네와 우리 이웃에서 열렸던 공동체 생활과 잔치마당의 연속성이라는 것에 문화의미를 두고 싶다.

단오제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에서 일산과 파주에서 오신 분들은 김포에 살고 계시는 친척들의 연락을 받아 오게 되었다며 창포물을 받아 가고, 내년에도 꼭 참여 하겠다고 하는 분들과 이런 행사를 알 수 있는 방법을 물어 보는 사람들부터 개떡 만들기부터 전체 행사를 비디오에 정성스럽게 담아가시는 분들을 지켜보며, 작은 행사였지만 마음이 푸근해지는 하루가 됐다.

서울 무형문화재 마들 농요 회원님들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행사지만 함께 준비해서 어우러지는 풍요로움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김포”가 너무 부럽다는 말씀들을 남기기도 했다.

비록 미비한 점은 많았지만 행사 후 통진두레 임원들과 회원들은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피로감에 젖었다. 행사 당일 새벽까지 깃발을 꼿고 음식물을 끓이느라 문수산 산 이슬을 맞으면서 뜬 눈으로 아침을 맞기도 했다.

보존회 임원들만 아니라 오백명이 넘는 음식을 준비한 통진읍 부녀회 회원들, 휴일에도 불구하고 전 직원이 출근하여 행사장에 천막을 치고 당일 음식 도우미로 일손을 도운 통진읍사무소 공무원들, 땀을 흘리면서 의자와 부대시설을 마련한 시설관리 공단 직원들의 친절하고 성실한 뜻들이 한데 모여, 서로 준비하고 나누는 문화마당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김포 단오제의 가능성을 보게 됐다.

정현채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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