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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능력, 발이 보배이다유인봉 대표이사
   
▲ 유인봉 대표이사

인간에게 있어 발의 힘을 잃는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특징의 가장 중요한 것이 두발로 서서 보행하는 것이다. 그러니 발이 생명이며 보배이다.

오랫동안 가져오는 소망이 있다. 똑바로 서서 걷는 남편과 나란히 손잡고 산에 가는 것이었다. 그 오랜 세월동안  앉아서 연구를 하는 쪽인 남편이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동안 이룩한 일들도 많다. 

그 반면에 약해진 것이 발의 힘이다. 나에게는 그렇게 소원인  산으로 그를 끌다시피 간 적은 손에 꼽을 정도이니 때로는 어쩌지 못하는 일도 있다.

그런 세월이 반복 되면서 발이 바로 서는 능력이 감소해 버렸다. 그리고 척추를 크게 두 번이나 수술을 하면서 죽음과도 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제는 다시 걸음마를 배우며 살고 있다.

나의 인생의 가장 큰 간절한 소원은 남편이 똑바로 서는 것과 힘차게 걷는 것이 되어 버렸다.바로 선다는 것이 인생에서 그렇게 중한 일이 되어갈 줄 몰랐다.

‘똑바로 걷는 남편과 살고 싶다!’    그런 결핍 때문인가, 모르겠다. 내 눈이 자연스럽게 ‘걸음걸이’를 관심 있게 쳐다본다.

걸어가는 모습들이 참으로 다양하다. 본인은 똑바로 걷는 것 같지만 뒤에서 내가 보기에는 어깨가 비뚤어졌다든지 다리가 휘어져 있다든지 힘이 없다든지 다양한 모습의 표정이 있다.

 기운찬 사람의 걸음걸이는 휘바람이 이는 것만 같다. 발이 땅에 닿는가 하면 이내 경쾌하게 다음 발자국으로 이어지며 날아가는 듯한 행보로 이어진다. 언젠가는 바른 걸음걸이에 익숙해질 나의 파트너를 상상한다. 그리고 정말로 인생에서 바르게 선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되새기게 된다.

스스로 설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우리가 이 세상에서 온전하고 탁월하게 누려야 할 힘이다. 자신이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리에 힘이 있을 때라고 한다. 다리에 힘이 있을 때 일도 많이 하고 좋은 덕도 넉넉하게 베풀어야 한다.

하늘을 향해 바로 선 가장 중요한 균형이야말로 우리가 애써 유지해야 할 일이다. 살면서 좋은 옷 걸치는 것보다 아주 많이 신경 쓰며 살아야할 명제이다.

지금 너무나 많은 이들이 신체적 직립능력만이 아니라 정신적 물질적 직립이 안 되어서 문제이다. 세발 혹은 네발이 필요한 삶을 사는 이들이 많다. 몸은 어른이지만 어린아이 같은 사람도 있다. 그렇게 누구나 부러워하는 명문대를 나와서도 세상에서 직립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왜곡된 삶을 사는 이들이 있다.

크게 깨어나야 할 일이다. 본인을 너무 작게 보아서도 안 된다. 또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본인은 아닌 것이다.  누구나 본인이 마지막 자신의 길동무이며 가장 자신을 지켜줄 힘이다.

누군가가 옆에 있지 아니하면 도저히 삶이 살아지지도 않고 문제를 해결할 힘도 없거나 쓸 수 없는 이들이 많아 치매 걸린 사회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일은 자신이 스스로 하는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은 삶의 처음과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에게 기압 아닌 기압을 준다.

“어떤 경우라도 절대로 정신 줄을 놓지 말아요 어머니!”   “알았어 예쁜 손자 낳으면 같이 신나게 놀아 줄거야”  아이들이 가끔 걱정반 효도반으로 하는 말들이 무섭다. 아이들에게 더 이상 무거움과 짐이 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라  그 생각을 해서라도 벌떡 일어나서 걷는다.

사람에게 한 약속은 아니라도 산에 내일 가겠다고 마음먹으면 그대로 일어나 걷는다. 누구와의 약속이 가장 중요한가? 바로 자신과의 약속이다. 누구와의 신뢰가 깨지면 가장 위험한가?

바로 자신이다. 자신이 자신을 믿을 수 있으면 산다. 걷는다고 오래 산다는 것에 대한 확신도 좋지만 그보다 누군가에게 덜 신세를 지고 싶다. 스스로 바로 서서 살다 갈 일이다. 어쩌다 한 번 신세를 져도 반드시 갚아야 할 것으로 우리 어른들의 삶은 그랬다. 그런데 이제는 안 주면 나쁘고 배려를 하다 안하면 당연한 권리를 침해 당한 듯이 난리가 난다.

너무 신세지고 살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점점 더 든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만도 어쩌면 그리도 미안하고 송구스러운지 지난 날들을 뒤돌아 본다.

살다보면, 지금이라면 더 잘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어쩌면 그렇게 당당한지 참 놀랍다. 어떤 정치인들을 보면 틀에 박힌 듯이 자신을 적임자라 확신하며 일하게 해 달라고 말한다. 보기에 따라서는 기립하는 것부터 바르게 해야 할 사람도 있다.

남을 바르게 서게 하기 위해서 자신부터 똑바로 서서 걸으면 된다. 사람은 안보는 것 같아도 다 보고 있다. 스스로 바른 생활을 하는 이라면 어디서든지 바른 쓰임으로 귀히 쓰일 것이다. 하늘 향해 머리를 두고 땅을 향해서는 건강한 발을 뻗으며 걷자.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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