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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황우석 팀 성과에 대한 생명윤리적 평가

   
▲ 구인회 교수
지난해에 이어 황우석 연구팀이 또 다시 인간 배아 줄기세포 배양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 최초로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 복제를 통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그러나 임상실험 등 각종 검증절차가 남아 있어 줄기세포를 이용해 난치병 환자를 치료가 언제 실용화될지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메스컴과 정부의 열광적 찬사와 지지에 힘입어 국민 영웅이 된 황우석 교수와 그 연구팀의 과학적 업적에 대해 이제 열기를 식히고 그 윤리적 면모를 검토해볼 때다. 이 연구는 바로 생명에 관한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대한 윤리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이 방법이 유일한 난치병 치료법인 것처럼 집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서구에서 기술이나 연구비가 없어 배아연구를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윤리적 문제 때문에 감행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황우석 팀의 연구 발표로 인해, 일부 서구의 과학자들도 이 연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류 역사에 이러한 물꼬를 튼 것이 과연 자랑스러운 일인지 불명예인지 검토해보아야 한다.

배아는 단순한 세포덩어리가 아니라, 인간개체로 성장할 수 있는 인간생명체이다. 그런데 초기 배아로부터 기능이 구별되지 않은 줄기세포를 적출해냄으로 인해 배아는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한 인간으로 발달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수정과 동시에 이미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이 배아복제에 대한 비판과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체세포복제배아도 계속 성장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간개체가 될 수 있다. 한 인간으로 발달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수정된 것이든 복제된 것이든 배아가 됨과 동시에 이미 갖추어져 있다. 만일 배아가 이미 수정 순간부터 인간이 아니라면, 결코 인간이 되지 않을 것이다.

만일 배아가 인격체라면 그것은 생명권이라는 기본적인 권리를 갖는다. 인격체가 아니라면 우리는 한 발 물러나 그것이 인격체에 이르는 통로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수정과 동시에 인간의 삶은 시작된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하나의 배아로서 과거에 존재하지 않고서 지금 존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만일 배아는 아직 인간이 아니며, 잠재적 인간일 뿐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잠재적 인간이 실제의 인간과 동일한 대우를 받을 수 없음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잠재적 인간은 그밖의 다른 존재와는 달리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함을 부정할 수는 없다.

배아가 단지 잠재적 인간일 뿐이라 해도 사물화하여 함부로 실험하고 폐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인간에게 존엄성을 인정한다면, 배아도 인간의 존엄성에 준하여 특별한 배려를 받아야 하며, 임의적인 실험이나 수단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연구를 통해 인간배아에 일어나는 일은 치료가 아니라 살해다. 정확히 말하자면 실험에 이용되는 배아들은 미래의 특정한 몇몇 사람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어쩌면 도움이 될지도 모를 그런 불확실한 과학연구를 위해 희생된다. 아무런 방어 능력이 없으며 자신의 이익을 대변할 길이 없는 무고한 배아가 살해되는 것이다.

줄기세포는 무한히 증식될 수 있으며, 신체의 모든 세포유형을 형성할 수 있는 일종의 원천적 다기능세포이다. 그러나 줄기세포에서 독립적인 유기체가 발생될 수는 없다. 온전한 유기체가 될 수 있는 것은 만능세포이며 인간 배아의 경우 이것은 8세포 단계까지만 해당된다. 즉 이 단계에서는 배아를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개별 세포에서 분할을 통해 독립적인 유기체가 발달될 수 있다.

배아가 소위 일란성 쌍둥이로 분할하는 경우, 자연상태에서 이런 일이 발생되는 것이다. 줄기세포는 출처에 따라 배아 줄기세포, 태아 줄기세포, 성체 줄기세포로 구별된다. 인체의 20가지 기관에서 확인된 성체줄기세포의 이용은 윤리 문제가 없다. 성체줄기세포도 거의 무한한 분화가능성을 지니므로, 실험실에서 배양되고 있으며, 실제 임상에 적용되고 있음에도 연구 성과가 제대로 보도되지 않고 정부 지원도 부족한 실정이다.

동물실험 결과 배아 세포의 이식은 기형종양이나 기형암종을 유발시킨다. 배아 줄기세포에서 유도된 기증세포는 성체의 몸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출산 후 탯줄에서 채취되는 혈액에는 다양한 잠재력을 지닌 줄기세포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탯줄혈액은 보다 큰 아이들과 성인들을 치료할 수 있도록 충분한 줄기세포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그것을 배양하여 증식시키기 위해 실험하고 있다.

태아 조직은 다양한 잠재력을 지닌 줄기세포로서 평가된다. 태아의 골수와 줄기세포는 비교적 높은 세포증식과 재생 잠재력을 지닌다. 그러나 태아 줄기세포는 낙태된 태아의 조직에서만 획득되기 때문에, 태아조직의 이용이라는 구실을 덧붙여 낙태를 합리화하거나 조장할 수도 있다.

연구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어떠한 형태의 연구든 허용되는 것은 아니며, 치료받을 권리 또한 무제한적이거나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다. 연구의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며, 정치적 이용을 위한 것이거나 연구자의 야심을 채우려는 무모한 모험이어서는 안 된다.

연구자들은 자신들의 연구 성과와 문제점이나 위험,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공개하여 일반인들이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국내 언론은 일제히 이번 황교수의 연구결과를 쾌거로 묘사한 반면 윤리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 편파적인 보도로 일관함으로써,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정부는 황교수의 연구를 위해 연구비와 관련시설에 대한 무제한 지원을 약속했다. 일정 연구에만 집중 지원하는 것은 다른 연구자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

전문가들은 배란증진 호르몬주사를 맞은 여성에게 불임, 뇌졸중, 난소암, 골반염 등의 부작용이 올 수 있으며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이런 내용을 담은 난자 기증자를 위한 설명문이 이번 황우석 교수 연구팀의 연구 관련 자료에 없다.

2003년 12월 공포되어 금년 1월 1일 발효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체세포 핵이식 복제 연구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 그 연구 범위와 종류 및 대상을 심의한 후 대통령령으로 정해야 한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금년 4월에 비로소 구성되었으며, 황교수의 연구를 심의하지 않았으므로, 이 연구는 법규를 지키지도 않았다.

법적 윤리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연구를 마치 우리나라 미래가 달려있는 대단한 업적처럼 국민에게 과대 선전하는 일은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천주교와 기독교를 비롯해 윤리학계가 왜 우리의 국민 영웅이 된 황우석 박사를 비판하는지 한 번쯤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필자는 생명윤리학자로서 다른 나라의 학자들로부터 한국에는 생명윤리가 부재하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구인회 교수
· 가톨릭의대 인문사회과학교실 교수
· 
생명윤리연구소 수석연구원

편집국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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