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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고 바라보면 이루어진다(1)한익수 RBPS경영연구소 소장
   
▲ 한익수 RBPS경영연구소 소장

어려서부터 지구에 대한 관심이 많아 지리시간에 세계지도만 봐도 마음이 설레는 한 소녀가 있었다. 
지구 저편은 어떻게 생겼고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세계 여러 나라를 자유롭게 여행하며 살면 얼마나 좋을까? 자라면서 세계에 대한 동경은 머리 속에서 사라지지 않았지만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결혼 정년 기가 되었다. 자력으로 세상구경을 하며 산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는 해외를 넘나들며 함께 살 수 있는 배우자 만나기를 꿈꾸었다.

몇몇 남성을 만나 보았지만 좀처럼 그런 조건을 가진 남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한 남자를 만났다. 부유하진 않았지만 인상도 좋고 성실하며 직장도 튼튼해 보였다.

서로 호감이 있어 한동안 자주 데이트를 하며 신뢰를 쌓아 갔다. 그러다가 두 사람은 서로 바빠서 연락이 뜸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로부터 한번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미스신, 이번에 회사에서 해외연수생 모집이 있었는데, 제가 선발되어 일본으로 연수를 떠나게 되었어요. 한 동안 못 보게 되겠네요.” 
그녀는 그날 집으로 돌아 오면서 여러 가지 상상을 했다. 이 남자가 일본을 가게 되면, 외국어도 익히게 될 것이고 앞으로 해외에 갈 수 있는 길도 트일 거야. 그녀는 이 남자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음날 다시 전화를 했다. 

“며칠 후면 떠나신다니 섭섭하네요. 혹시 실례인지 모르지만 떠나시기 전에 약혼이라도 하고 가시면 안 될까요?” 돌발 발언에 남자는 좋으면서도 당황했다. “네? 약혼요?” 그래서 양가 친지들을 모시고 간단한 약혼식을 올리고 남자는 일본으로 떠났다. 전화통화도 쉽지 않았

던 그 시절에 떨어져 있는 동안 서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사랑을 키웠고, 귀국 후 결혼식을 올렸다. 
예상대로 남자는 자주 해외 출장을 갈 기회가 생겼다. 비록 함께 다닐 수는 없었지만 남편이 해외출장을 자주 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회사에서 해외 주재근무 명령이 났다. 가족과 함께 해외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그녀는 뛸 듯이 기뻤다. 그런데 먼저 현지로 출발한 남편으로부터 반갑지 않은 소식이 왔다. 

“여보, 여기 와서 보니 가족이 와서 생활하기에는 너무 열악한 환경이야. 치안도 불안하고 영어권도 아니고 주변에 변변한 대학도 없어. 가족이 오는 것은 안될 것 같아. 혼자 어려움이 많겠지만 아이들 교육 잘 부탁해.” 

그녀는 꿈이 산산 조각 나는 것 같아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어느 날 그녀로부터 전화가 왔다. 한국시간으로는 한 밤중이다. 무슨 사고라도 있나,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여보 이 시간에 왠 일이야, 무슨 일 있어?” 
“아니, 여기 키예프야.” 
“키예프라니?” 

깜짝 놀랐다. 키예프는 남편이 주재하는 쟈포로지라는 지방도시에서 기차로 열 다섯 시간이나 걸리는 곳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수도이다. 남편과 상의해서는 뜻을 이루기 어려울 것 같으니까,

남편과 상의 없이 그룹 상사를 통해서 무조건 이삿짐을 보내고 고3 아들, 고1인 딸을 데리고 키예프에 도착한 것이다.

남편은 화가 났지만, 벌어진 일이니 수습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했다. 무엇보다 아이들 교육문제가 걱정 되었다. 주말에 급히 키예프로 올라가 학교 사정을 알아 보았다.

일반대학은 입학이 가능했지만 명문인 키예프국립대학은 입학하려면 기본적으로 영어, 러시아어 외에 우크라이나어 시험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눈 앞이 캄캄했다. 실의에 빠져있는 아빠에게 아들이 이렇게 위로 했다.“아빠 한국에서도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재수도 하는데, 저에게 일년만 시간을 주세요. 제가 열심히 공부해서 키예프국립대학에 꼭 들어 가겠습니다”아들의 이 한마디에 위안을 받고 근무지가 있는 쟈포로지행 야간 열차에 몸을 실었다. 

한익수 소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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