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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모두 고객이다.한익수 RBPS 경영연구소 소장
  • 한익수 RBPS 경영연구소 소장
  • 승인 2017.10.1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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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익수 RBPS 경영연구소 소장

1990년대 초 대우자동차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어느 날 갑자기 현장부서장으로 발령이 났다. 첫날 현장을 돌아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공장은 지저분하고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노사불안정으로 생산라인은 시도 때도 없이 멈춰 섰다. 어찌 해볼 도리가 없어서 빗자루를 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직원들이 하나 둘 동참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환경혁신 운동으로 전개되었다. 공장환경이 깨끗해지면서 직원들의 얼굴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안전사고도 점점 줄었고, 질서가 잡히면서 노사문제도 안정을 찾아갔다. 환경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계기가 되었다.

공장 내는 어느 정도 깨끗해졌으나 공장주변 화단은 잡초가 무성했다. 관리부서에서 주기적으로 제초작업을 하지만, 30만평이나 되는 넓은 공장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는 역 부족이었다.

어느 날 좀 일찍 출근해서 공장 주변화단에 잡초를 뽑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비난하던 직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직원교육시간에 나는 이렇게 설명했다.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공장이 깨끗해져서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장 내부가 깨끗하게 유지 되려면 공장 주변이 깨끗해야 합니다.

우리 공장 앞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우리의 고객입니다. 공장입구에 잡초가 우거져 있으면 우리들의 마음을 내보이는 꼴입니다. 이것이 공장주변 화단의 잡초를 뽑는 이유입니다” 

어느 월요일 아침 일찍 출근하면서 공장 앞 화단에 꽃을 심고 주변을 예쁜 돌로 장식 해 놓은 모습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수석 모으기가 취미인 한 직원이 주말에 집에 모아두었던 돌들을 가지고 와서 화단을 꾸며 놓은 것이다.

이 직원은 회사 일에 매우 부정적이며 처음 아침청소를 시작할 때 특근을 달아주면 청소를 하겠다고 항의 했던 직원이었다. 그는 그 후 환경개선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서 표창장도 받았고, 결국 회사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감독자가 되었다.

시내를 지나다 보면 가로수 주변에 잡초가 무성한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누가 봐도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

시민들은 이곳은 내 땅이 아니니 시에서 해주기를 바랄 것이고, 시에서는 방대한 시 전체에 자라나는 풀을 적기에 뽑으려면 환경관리요원 수 천명을 동원해도 부족할 것이다.

우리 동네에 손님들이 항상 바글거리는 고기 집이 하나 있다. 그 집 앞 가로수 주변은 항상 깨끗하다. 조금 지나다 보면 음식점이 또 하나 있는데 그 집은 항상 한가하다.

공교롭게 그 집 앞 가로수 주변에는 잡초가 무성하다. 고객은 만족하기를 원한다. 음식은 먹어봐야 맛을 알지만, 음식점을 들어갈 때는 주변이 깨끗한 집을 선호하게 된다. 하나를 보면 열 가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인구밀도는 OECD국가 중 상위권이다. 그리 넓지 않은 국토인데 기본적인 환경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

건물이 아직 안 들어선 나대지는 쓰레기통 수준이고, 산기슭에는 버려진 냉장고, TV를 흔히 볼 수 있다. 환경이 깨끗한 나라가 선진국이다. 모든 국민이 내가 소유한 땅이나 건물의 환경, 안전을 스스로 책임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해결될 문제이다.

국유지나 공공 장소는 국가에서 철저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상가 앞 가로변 잡초를 각자 제거하고, 주민들이 아파트화단에 아이들과 함께 잡초를 뽑고 꽃을 심는 사람들이 사는 사회가 살기 좋은 선진사회이다. 내 집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모두 고객이다.

환경이 깨끗해지면 사람들의 마음도 깨끗해져서 의식이 바뀌고 질서가 잡혀서 안전사고도, 사회갈등도 줄어든다. 오늘 집을 나서면서 나도 내 집 주변부터 관심 있게 한번 돌아보자. 

한익수 RBPS 경영연구소 소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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