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광식 김포대학교 산학협력단장

 보졸레 누보! 엄청나게 복잡하고 어려워 외워도 또 까먹는 와인이름들을 몰라도 이 이름은 대부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보졸레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이곳에서는 햇포도로 와인을 담가 맛보는 풍습이 있었다. 보졸레 누보도 막걸리처럼 기본적으로 고급술은 아니다.

장기 숙성이 불가능한 가메이 품종으로 만든 탓에 ‘그해 만들어, 그해 마신다’는 싸구려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1951년 11월 13일 보졸레지역의 포도주농장 경영자 ‘조르주 뒤뵈프(Georges Duboeuf)’는 이 싸구려 와인을 남들과 다른 입장에서 보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냈다.

‘장기숙성이 안 되면 단기에 승부를 보자’는 생각에서 마을 사람들을 모아놓고 와인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다. 

 9월에 포도를 수확한 뒤 첨가물을 넣어 겨우 석 달 숙성시킨 보졸레 누보는 깊은 맛을 즐기는 프랑스에서는 인기가 없는 싸구려 품목이다. 하지만 갓 생산한 햇포도주의 신선함을 장점으로 내세워 전세계에 동시 판매하는 전략을 전개함으로써 명성을 얻었다. 

이와 같이 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비결을 살펴보자. 

첫 번째 비결은 일정한 출하일(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 1986년까지는 11월 15일이었음)을 정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은 후 동시에 출하하여 제품의 값어치를 올리겠다는 획기적인 이벤트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아울러, 브랜드 마케팅 강화를 위해 보졸레 와인 브랜드를 ‘보졸레의 햇포도주’라는 의미를 가진 보졸레 누보로 정하여 신선한 맛을 강조했다. 이 전략은 대성공을 거둬 보졸레 누보 바람을 일으키게 된다.

또 한 가지 성공비결로는 상품의 다양화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 소비사회에서 트렌드를 선도하려면 상품의 종류가 풍부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들이 제품에 자기 개성을 살릴 수 있고,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보잘 것 없는 제품을 세계적인 와인으로 만든 것은 제품에 대한 특성을 면밀히 살펴본 후 제품에 걸맞은 훌륭한 브랜드 마케팅을 펼친 결과였다.

한광식 김포대학교 산학협력단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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