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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남기는 것유인봉 (주)미래신문 대표이사
   
▲ 유인봉 (주)미래신문 대표이사

풀벌레소리와 가늘게 비오는 소리가 들리는 저녁 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특급 허리케인이 지나가는 피해 예상경로와 피난민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 뉴스를 접한다.

살고 있는 현재의 모든것을 버리고 간단한 도구만을 가지고 피난을 가야한다는 것은 분명히 충격적인 경험이며 간단한 일이 아니다. 

허리케인의 엄청난 힘 가까이에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할 뿐, 허리케인의 가는 길을 사람들이 어쩌지 못한다는 것,자연은 늘 우리에게할 수 있는 것과 그리고 그것들을 이루었지만 때로 다 이별하고 한계단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어야한다는 한계를 가르쳐 주고 있다.

같은 시간에 세상속에 있지만 서로 같은 경험과 또다른 경험과 어떤과정속에 있다. 풀벌레소리들의 평화와 저편은 허리케인이 세상을 이리 저리 흔들고 난리가 났다.

‘어마’라는 허리케인 앞에서 부자와 가난함은 아무 의미가 없다. 네땅 내땅의 구분과 소유라는 것의 의미를 비롯해 많은 가치들이 멈추는 순간이다.

절대적으로 원하지 않는 상황들도 어쩔 수 없이 만난다. 세상의 끝을 만나는 이들도 속출한다. 가장 가까운 이들, 특히 가족들을 하루 아침에 잃어야 하는 고통, 겪어내야 하는 일들.

지구상 어디에 존재하든 한평생 온전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람은 모든이들의 소망이지만 그 한평생을 사는 동안 우리는 고난에 직면하고 그로인해 더 강해지고 더 단단해져 간다.

비록 만났던 고난과 고통을 없었던 것처럼 살 수도 없고 되돌릴 수 없지만 살아왔던 경험에 비추어 보면 그 긴 것만 같았던 고통의 시간들도 지나간다. 늘 가장 어려운 순간을 맞이하는 지구의 이웃들을 보면 다시 소소한 고난이었다고 우리 스스로를 도닥이며 또 씩씩하게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한다.

개인적으로 요즘은 큰 태풍을 만난 듯이 지내야 했다. 가까운이들의 아픔은 그 아픔이 그대로 가까운 만큼 전해져 참으로 힘들다. 사회적 관계망을 가지고 살아가던 생활이 크게 축소되고 하루 일상의 건강을 추스르는 일로 부터 다시 노력 중이다.

회복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기운이 정상 같다가도 갑자기 체력이 바닥을 친다.

그런데 큰 고난의 과정을 통해 많은 근심과 먼지들이 날라가버린 것만은 틀림없다. 그때는 그 일이 그렇게 커져 보이든 일들이 더 큰 고통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고개마루다. 그리고 우선 순위에 따라 “뭣이 중한디?”를 다시 확인한다.

어려운 일들을 경험하면 하나 하나 다시 정리가 되는 것들과 단순화 하는데로 돌아간다.

기대와 바람, 희노애락오욕칠정의 파고, 그리고 그 밖의 것들이 모두 생명이라는 목표 앞에서는 때론 부수적이 되어 버리고 온전하게 살아 있고 건강을 새롭게 찾아가는 일이 삶의 명제와 목표가 된다.

그리고 갑자기 더 행복해진다. 아니, 환경은 똑같은데 그렇게 느껴지는 거다. 더 많이 잃어버리고 나서야 더 행복해지고 그 기운을 온전히 느낄수 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라고 할까.

어쨌든 끝에 가보는 경험의 극치, 극단에 가까운 경험은 많은 불필요하거나 걸림이 되었던 일, 사소한 걱정같은 것들을 태풍처럼 순간에 싹쓸어가 버리고야 마는 힘을 가졌다. 

굳이 경험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지라도 그것이 가져다주는 힘은 대단하다. 보는 이마다 20년은 더 젊어졌다고 남편에게 말한다. 맑아졌다고도 한다. 보는 이들의 눈과 관찰력은 비슷하다. 각기 다른 입인데 나오는 이야기는 같다.

살면서 고였던 나쁜 것들이 다 빠져나가 그렇지 않겠냐고 대답했다. 한가지 질병이 오기까지 삶의 과정에 큰 바람이나 작은 바람이나 그렇게 부대끼는 과정이 있다. 그러다 진짜 더 큰바람을 만나면 군말없이 다시 저 아래부터 한 걸음씩 시작이다.

몸도 마음도 오히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할 때에는 저항감이 없다. 때로는 ‘왜 나만 겪는 고통이냐’고 물음도 올라오겠지만 이 세상에 사는 다른 이들은 또 다른 종류의 고통을 겪는다.

모습은 다를지라도 큰 나무의 바람맞이나 작은 나무의 바람맞이도 잎사귀와 몸통의 격한 흔들림이있다. 그러나 그 순간의 모든것들을 받아들이고 난 후 남기는 것들이 있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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